정연욱 겨냥 “보수 성지에서 저와 박빙…주민들 화났다는 것”

‘단일화 요구’ 대해 “솔로몬 재판 나오는 진짜 어머니 심정”

'막말 논란'으로 부산 수영구 공천이 취소된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지난달 18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눈물을 닦고 있다. 장 전 청년최고위원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연합]
'막말 논란'으로 부산 수영구 공천이 취소된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지난달 18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눈물을 닦고 있다. 장 전 청년최고위원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에서 탈당한 장예찬 부산 수영구 무소속 후보는 3일 ‘보수 단일화’를 주장하며 “수영구 주민들의 자존심을 세워주기 위해서라도 보수 단일화라는 절차적 명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 후보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에서 정연욱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해 “수영구라는 보수의 성지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됐으면 무조건 50%가 넘는 지지율이 나와야 되는 것”이라며 “그런데 아무리 3자 구도라고 해도 그 정도를 얻지 못하고 저와 오차범위 내에서 옥신각신 박빙이라는 것 자체가 우리 주민들이 화났다는 뜻”이라고 했다.

앞서 뉴스1 부산·경남본부와 쿠키뉴스 동남권본부 의뢰로 피플네트웍스리서치가 지난달 29일~30일 부산 수영구 유권자 501명에게 지역구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는지 물은 결과, 유동철 민주당 후보가 39.4%로 1위, 정연욱 국민의힘 후보가 26.7%로 2위, 장예찬 무소속 후보가 24.3%로 3위였다. 1위와 2위 간 격차가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졌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응답률은 8.7%,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장 후보는 국민의힘 당원을 대상으로 한 단일화 여론조사를 주장하며 “저는 탈당하고 무소속이 됐고 저를 돕는 분 일부도 탈당을 했기 때문에 당원 100% 조사를 한다는 것은 무소속 후보가 사지로 걸어가겠다는 것”이라며 “그만큼 모든 불리한 조건을 다 감수하겠다고 솔로몬의 재판에 나오는 진짜 어머니의 심정으로 그렇게 해서라도 명분 있는 단일화를 하자고 다 내려놓고 제안했는데 정 후보 측에서 호응하지 않고 아직까지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 측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단일화 여론조사를 사실상 거부했다.

‘선당후사’ 정신을 지키려면 본인이 출마를 포기하면 되지 않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장 후보는 “그러기에는 수영구 주민들의 자존심이 너무 상했다”고 답했다. 장 후보는 “옆 동네(부산 진구)에서 경선 패배한 후보를, 아무 연고도 없는 후보를 보냈다는 사실에 수영구 주민들이 분노하기 때문에 제 지지율이 많이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후보는 무소속으로 선거에서 승리한 뒤 국민의힘에 복당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무소속 당선 후 복당’은 불가능하다고 발언한 데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 대한민국 정치 역사에서 무소속으로 살아 돌아온 사람이 복당이 안 된 전례가 단 한번이라도 있었냐”고 반문했다. 그는 “권성동, 이철규, 장제원, 윤상현 의원 등 기라성 같은 정치 선배들이 무소속으로 생환을 했다”며 “원칙적 말씀을 하시는 것은 100번 이해하지만 민심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장 후보의 SNS 발언 논란을 이유로 공천을 취소했다. 장 후보는 과거 SNS에 “(서울시민의) 시민의식과 교양 수준이 일본인의 발톱의 때만큼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까 싶다”, “사무실 1층 동물병원 폭파하고 싶다” 등 게시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2015년에는 부산 시민을 두고 “교양 없고 거친 사람들, 감정 기복 심한 운전자들, 미친X이 설계한 시내 도로, 말로만 잘해준다는 회센터 이모들”이라고 적어 지역구 시민들을 비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