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푸바오의 할부지 강철원 사육사가 푸바오의 중국행을 하루 앞둔 4월 2일 모친상을 당했지만, 밤새 빈소를 지킨 뒤, 3일 푸바오의 중국행에 동행했다.
강 사육사가 급히 빈소에 가느라, 한국 태생 첫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는 한국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을 강 사육사와 함께 하지 못했지만, 푸바오의 가는 길을 끝까지 잘 돌보려는 강 사육사의 의지가 강해 ‘할부지’와 동행하게 됐다. 할부지가 있어야 마음 편하다는 것을 조손 모두 잘 안다.
에버랜드는 “푸바오의 중국 이동을 하루 앞두고 전해진 갑작스러운 소식에 강 사육사 또한 상심이 매우 크다”면서 “푸바오의 탄생부터 제일 가까이서 지켜봐 온 사육사로서 푸바오의 새출발을 끝까지 함께 해주려는 강 사육사의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강사육사는 모친상 첫날은 밤새 빈소를 지켰다. ‘울보’ 강철원은 이날 빈소에서 여러 감정이 북받쳐 푸바오 탄생 이후 가장 많은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그가 국민들에게 첫 눈물을 보인 것은 지난해 지난해 초여름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했을 때였다.
방송은 강사육사 부인의 아이바오(푸바오 엄마)의 출산 태몽 이야기, 4개월간 푸바오의 무사탄생을 위해 24시간 교대근무하고 아이바오의 상태를 상시 체크하며 노심초사했던 이야기, 푸바오를 친손녀처럼 돌보는 과정, 나무타기 등을 가르쳐 주고 “아이 잘했다”라며 칭찬도 해주는 모습, 할부지의 다리잡고 매달리는 ‘껌딱지’ 모습, 대나무통 장난감, 뱀부 스파도 만들어주는 장면 등을 담았다.
강 사육사는 방송에서 국제협약 등 푸바오와의 이별 소식을 전한 후, 사회자가 ‘푸바오가 말을 한다면 듣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강사육사는 “‘당신을 만난게 행운이었어요. 할부지 걱정마. 나 가서 잘 할거야’ 뭐 이런 느낌..”이라고 말하다가 쏟아지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섰다.
강 사육사는 지난달 3일 푸바오의 마지막 대국민 공개때에도 눈물을 쏟았다. 어둑어둑해질 무렵, 푸바오도 관람객들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가고, 폐장시간도 지났지만, 상당수 관람객들이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강철원·송영관 사육사는 국민 관람객들 앞에 서서 약식 인사를 하면서 “집에 안 가고 뭐 해요? 집에들 빨리 가야지”라고 말한다. 더 거창한 얘기를 할수 있으련만, 이 편한 한 마디에 몇몇 관람객들의 울음보가 터지고 만다.
할부지 강철원은 “이제 그만 우세요. 푸바오 잘 관리해서 (중국에) 잘 갈 수 있도록 돌볼께요. 푸바오 잘하고 있는지 소식 전할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요. 30일 뒤(떠나는 4월3일)에 또 울어야 하잖아요. 그만 울고 집으로 안전하게 돌아가세요”라고 위로를 건넸다.
하지만, 강철원 사육사는 “관람객을 향해 ‘울지마라’던 자기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자신도 어린아이 처럼,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울기 시작했고, 송영관 사육사도 마찬가지였다. 관람객의 귀가를 독려하는 말 뒤에, “저도 오늘 (푸바오 쌍둥이 여동생) 루이, 후이한테 그랬어요. ‘아이고, 너희들이 있어서 천만다행…’”이라는 말을 제대로 끝맺기도 전에 폭풍 오열했던 것이다.
강 사육사의 눈물바람은 2일 방송(사전 녹화)된 SBS ‘푸바오와 할아버지2’에서, ‘푸,잘,알’ 산다라박에게 전염됐다. 강 사육사는 방송에서 "판다들 번식기라 힘든 시기인데 워낙 똑순이다. 먹성도 좋다”라는 얘기를 전했다.
온갖 푸바오템을 갖고 나온 가수 산다라박은 “그날이 오고야 말았다. 모든 팬들의 마음이 저와 같을 것”이라며 푸바오와의 이별을 안타까워하며 여러 차례 눈물을 쏟아 스튜디오를 먹먹하게 만들었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이동한 후에도 영상으로 근황은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영 중앙통신(CCTV)에서 운영하는 판다 전용 온라인 사이트 및 애플리케이션 아이판다(ipanda)에 ‘재한 판다’(한국으로 여행하는 자이언트 판다 특별관)라는 이름의 ‘바오 가족 전용’ 코너가 신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