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30일 송출된 유튜브 채널 뜬뜬의 콘텐츠인 ‘핑계고’에 배우 이제훈이 출연했다. 이날 MC 유재석은 이제훈을 향해 “전형적인 학생회장상”이라며 이번에 IBK기업은행 광고모델 계약이 연장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제훈은 “그렇다”고 답했고 이에 유재석은 “축하한다”며 “요새 금융권도 (모델 경쟁이) 치열하다”고 답했다. 유재석도 과거 신한금융과 우리은행의 모델을 지낸 바 있다.
모델이 주는 신뢰감이 최우선인 은행들 사이에서는 유명 연예인을 대거 앞세운 스타 마케팅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하나금융그룹은 가수 임영웅을 광고 모델로 발탁한 상태이고, 신한은행은 걸그룹 뉴진스를 앞세운 상태다. 국민은행도 걸그룹 예스파와 배우 공유·박은빈과 모델 계약을 한 상태이며 우리은행은 2022년부터 아이유와 함께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최근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 홍역을 치른 은행들로서는 신뢰감을 주는 모델 기용이 더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한편, 은행들은 광고 시장 뿐 아니라 주가 측면에서도 치열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주가는 최근 정부가 주주환원과 관련한 세제 지원 방침을 밝힌 가운데 강세를 보이면서 은행주 사이에서 옥석 가리기가 한창이다. 정부는 밸류업 정책의 일환으로 기업의 자사주 소각분이나 주주배당 증가분에 대해 법인세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배당을 받는 주주에게도 세제 혜택을 줄 것이라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주에 대해 "보수적으로 ELS 손실을 반영해도 대손충당금 전입 감소에 따라 올해 지배주주순이익은 증가하고, 주당배당금과 주주환원 확대는 지속될 것"이라며 "정책당국의 추가적인 제도 개선 의지와 특히 지속적인 이익증가, 높은 배당수익률, 주주환원정책 상향 등을 감안하면 '밸류업 지원방안' 최대 수혜주는 은행주로, 연말까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홍콩 H지수 ELS 사태로 손실을 본 고객들에게 은행들이 자율 배상에 나서도 주주환원 정책에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21일 보고서를 내고 "ELS 손실배상에도 은행들의 2024년 이익은 양호할 전망"이라며 업종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유지했다. 김 연구원은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의 배상손실 추정치를 각각 1조700억원, 3500억원, 2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은행별 ELS 만기도래 규모와 분쟁조정기준안의 40% 배상비율 등을 고려한 결과다.
이를 기존 영업이익 전망치 비율로 보면 KB금융 14.8%, 신한지주 5.2%, 하나금융지주 3.9%이며, "KB금융 외에는 충당금 감소나 비이자이익 증가 등 기타 개선으로 만회 가능한 정도"라고 김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실적에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많았기 때문에 손실을 반영해도 신한지주 5.3%, 하나금융 5.1%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전망된다"면서 "KB금융은 전망한 바와 같은 대규모 손실이 반영되면 4.6% 영업이익 감소가 전망되지만 주주환원 정책을 크게 좌우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율을 5%로 가정하면 손실배상 반영 후에도 언급된 은행주들의 주주환원 강화 여력은 충분하다"며 "보통주자본비율(CET1)의 하락 없이 약 50% 수준까지 주주환원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올 연말 주당순자산(BPS) 기준으로 은행업종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시가총액 가중평균 방식으로 0.45배, 단순 평균 방식으로는 0.37배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언급한 손실배상을 반영해도 자기자본이익률(ROE) 전망치 8.6%를 감안하면 PBR은 여전히 낮고 밸류업 정책 기대감은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