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오렌지·바나나 가격, 95개국 중 ‘1위’
정부 수입과일 ‘무관세’…할인효과에 주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정부가 과일값 부담을 낮추기 위해 수입과일에 할당관세를 적용했지만, 다른 나라보다 국내 수입과일 가격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제 가격 비교 사이트 넘베오(Numbeo)에 따르면 한국의 오렌지 가격은 ㎏당 5.72달러(한화 약 7700원)로 95개국 가운데 제일 비쌌다.
수입 과일은 선별, 운송, 검역 등 과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산지보다 가격이 오르게 된다. 그러나 한국처럼 오렌지를 수입해 판매하는 다른 국가보다 평균 가격대가 높았다. 구체적으로 4위 일본(4.49달러), 6위 홍콩(3.85달러), 65위 중국(1.58달러) 등 주요 아시아권 국가보다 최소 1달러(약 1300원) 이상 비싸다.
바나나도 마찬가지다. 국내 바나나 가격은 ㎏당 3.45달러(약 4600원)로 95개국 중 1위였다. 2위인 싱가포르(3.12달러)보다 10.6% 비싸다. 다만 농림축산식품부는 넘베오가 국가별 농산물 가격 수준을 비교하는 지표로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2일 기준 네이블 미국 오렌지(10개) 가격은 1만6804원으로 1개월 전(1만7168원)보다 2.1% 하락했다. 전년(1만5514원) 대비 8.3%, 평년(1만2193원) 대비 37.8% 오른 값이다. 오렌지는 지난 1월 19일부터 할당관세 적용으로 관세가 50%에서 10%로 낮아졌다가 이달부터 ‘무관세(0%)’가 됐다.
같은 날 기준 바나나(100g)는 297원으로 1개월 전(338원) 대비 12.1% 하락했다. 전년(332원) 대비 10.4%, 평년(303원) 대비 1.8% 내렸다. 바나나는 이달부터 관세율이 30%에서 0%로 떨어졌다.
농식품부는 aT를 통해 직수입한 오렌지·바나나 등 수입 과일을 지난 21일부터 대형마트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달 중 바나나 1400여t(톤), 오렌지 600여t 등 수입 과일 2000t 이상을 시장에 공급하는 청사진이다. 정부는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에 수입 과일을 최대 20% 할인해 공급할 계획이다. 여기에 대형마트는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자체 할인을 더해 판매할 예정이다.
수입산 과일이 국내산 과일 대체재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오렌지, 바나나 등 수입량은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오렌지 수입량은 9964t으로, 전년 동기(4339t) 대비 1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바나나 수입량도 4만3840t에서 6만2503t으로 42.6%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