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한식 브랜드 ‘메밀단편’ 시식 행사
교촌 K푸드·프리미엄화로 수익 개선
원재료부터 위치까지 치밀하게 계산
권원강 회장 혁신 주문…도전 돋보여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로 성공 신화를 쓴 교촌에프앤비가 ‘K-푸드 프리미엄화’를 중심으로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한식 브랜드 ‘메밀단편’은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교촌의 새로운 동력이다. 위기를 딛고 2022년 경영 일선에 복귀한 창업주인 권원강 회장의 큰그림이 투영된 신사업이기도 하다.
교촌은 21일 오전 ‘메밀단편’에서 미디어 시식회를 열고, 브랜드 개발 배경과 기업 목표를 설명했다. 메밀단편은 지난달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개점했다.
최근 교촌은 ‘K-푸드’와 ‘프리미엄’을 앞세운 신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K-푸드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고급화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날 교촌이 공개한 메밀단편도 ‘최상의 고품질’과 ‘가장 한국적인 재료’를 강조했다. 송원엽 교촌에프앤비 글로벌미주·신사업부문 혁신리더는 “기존의 메밀요리와 비슷하지 않게 지극히 한국적이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준비했다”며 “식재료부터 음식을 담는 옹기까지 2년여의 과정을 거쳐 고민해 나온 브랜드”라고 소개했다.
교촌에프앤비에 따르면 메밀단편에서 선보이는 메밀면은 강원도 봉평에서 수확한 국내산 함량 100% 순메밀가루로 매일 아침 자가제면을 통해 뽑는다. 1++등급의 한우와 닭으로 만든 육수와 파주에서 3대째 이어오는 기름집에서 짜낸 들기름을 사용한다. 곁들이는 술은 전통주로, 경북 영양군과 협업한 막걸리를 선보이고 있다. 매장에서 사용하는 식기는 무형문화재 명예보유자 이봉주 장인(匠人)이 직접 만든 방짜유기로 공수했다.
주요 메뉴를 1만원 중후반대에 형성한 만큼 매장의 위치도 전략적으로 선정했다. 송 혁신리더는 “여의도 상권은 배후에 더현대서울과 IFC몰 등 하루 유동인구가 73만명에 육박하는 곳”이라며 “금융계에 재직 중인 중산층 이상의 소비력을 가진 젊은 소비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메밀단편 매장에는 하루 평균 200여 명의 고객이 방문한다. 송 혁신리더는 “하루 평균 매출만 보더라도 전월 동기 대비 140% 이상의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고객 재방문율이 40%를 웃돈다”고 부연했다.
신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수익성이다. 실적 측면에서 최근 교촌이 거둔 성과가 없어서다. 실제 원재료비 상승과 배달비 논란, 치킨가격 인상 등 대내외적인 경영환경으로 교촌은 힘든 시기를 겪었다.
교촌에 따르면 2022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88억원으로 전년(410억원) 대비 79% 감소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이 279억원에서 28억원으로 90% 급감했다. 1년 만에 영업이익은 10분의 1토막이 났다.
경영 일선으로 4년 만에 복귀한 권원강 회장은 내부 혁신을 주문했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작금의 위기 상황은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절체절명의 순간”이라고 진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1991년 창업 때보다 더 절박한 심정”이라며 경영 혁신을 통한 체질 개선 가속화를 핵심 경영 전략으로 제시했다.
교촌은 기존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을 넘어 해외 가맹사업과 K-소스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플래그십 스토어 ‘교촌필방’을 개점하며 ‘치마카세(치킨+오마카세)’ 등 업계에 새롭게 도전장을 냈다. 치킨에서 쌓은 경영 노하우를 외식 사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전략이 두드러진다.
도전은 성과로 이어졌다. 지난해 매출(4450억원)이 전년 대비 1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48억원으로 같은 기간 182% 늘었다. 교촌은 향후 메밀단편 직영점 확대를 비롯해 새로운 한식 브랜드와 해외 브랜드 등도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