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10배 수준 전세 거래가 잇따라 등록돼
차세대 실거래가 시스템 오류는 정정 완료
“임대차 거래 가격 오류는 지자체 단순 실수”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차세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매매 가격 정보 오류가 잇따랐던 가운데, 전세 가격 오류도 다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차세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 오류가 아닌 지자체 측 단순 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한 부동산 정보 앱을 보면, 지난 1993년 준공된 경기도 파주시 조리읍 봉일천리 ‘윤창’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1일 17억원에 전세 갱신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도 동일한 가격으로 등재돼 있다. 그러나 해당 가구의 전세 갱신 계약 이전의 전세 가격은 정확히 ‘10분의 1’ 수준인 1억7000만원으로, 전세 가격 끝에 '0'이 하나 더 붙는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앱을 보면 강남구 수서동 ‘신동아’ 아파트 전용 49㎡도 40억원에 전세 갱신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갱신 계약 이전의 전세 가격은 3억6000만원으로, 10배 이상 오른 수준이다. 이 역시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여전히 40억원으로 등재돼 있어, 아직까지 잘못된 정보가 정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강동구 고덕동 대단지 ‘고덕그라시움’ 전용 59㎡도 지난 1월 63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부동산 정보 앱은 물론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그대로 등록돼 있다. 올해 들어 해당 단지의 같은 평형 전세 거래는 대부분 5억~6억원대에서 이뤄졌는데, 시세의 10배 수준으로 잘못 기입됐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앞서 매매 가격 실거래가 오류는 국토부가 지난달 13일 차세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잇따라 발생한 바 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2006년 구축한 부동산 거래관리시스템이 노후화하자, 문제점 개선을 위해 시스템을 전환했다. 차세대 시스템은 건축물대장 전산 정보를 연계해 실거래가를 신고하도록 했는데, 이 과정에서 오류가 나왔다. 실거래가 신고 주체인 주택 매도·매수자 또는 공인중개사가 수기로 직접 물건 정보를 입력하면, 건축물대장 정보와 연계되지 않아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차세대 시스템은 주소를 불러온 뒤 가격을 입력하는 방식인데, 초기 시스템 부하로 주소가 뜨는데 시간이 걸려 수기 주소 입력을 한 경우에도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국토부는 “공개데이터 정확도 향상을 위해 공인중개사협회 등에 건축물대장 정보를 활용해 신고토록 안내했다”며 “수기입력 시 시스템상 물건 정보와 매칭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즉시 보완하고, 오류 발생 건은 정정해 공개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부동산 정보 앱에는 정정된 내용이 바로 반영되지 않아, 프롭테크 업체들과 데이터 오류 개선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전세 실거래가 오류는 이유가 각 지자체 주민센터에서 입력 실수였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매칭 프로그램 보완으로 동호수가 잘못 매칭되는 사례는 (시스템 개선을 통해) 정정됐으며 임대차 가격 오류는 각 지자체에서 수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