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주력 석화제품 PX 공급 안정화 조짐

올해 PX 증설 물량 160만t 전망…전년 대비 83.3%↓

불황이라는데…정유사 ‘석유화학’ 사업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세모금]
[각 사 제공 및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글로벌 석유화학(이하 석화) 시장 침체에도 석화 사업을 키우고 있는 정유사들의 표정은 여유롭다. 정유사들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제품의 공급이 올해부터 안정세에 접어든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주춤했던 정제마진(정유 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 제외한 값)마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점쳐진다.

25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 등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의 주력 석화 제품 파라자일렌(PX)의 올해 증설 물량은 160만t으로 전년(960만t) 대비 83.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PX 수요 성장치가 400만t으로 예상돼 수요 대비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은 최근 석화 제품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증설을 진행한 가운데 수년간 이어졌던 PX 증설 흐름이 이제야 비로서 본격적으로 마무리되고 있다고 석화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PX는 지난해 증설이라는 악재에도 다른 석유화학 제품과 비교했을 때 수익성 방어에 성공한 바 있다. PX가 사용되는 합성섬유 등 전방 산업군이 살아나면서 수요가 공급을 앞선 것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PX 마진은 t당 352달러로 손익분기점인 200~250달러를 훌쩍 넘었다. 같은 기간 에틸렌 마진(t당 211달러)과 비교했을 때도 66.8% 높다. 공급 안정화가 이뤄지면 PX 마진은 앞으로 더욱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S-OIL, HD현대오일뱅크는 1년에 100만t이 넘는 PX를 생산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지난해 정제마진 악화로 전체 실적은 부진했지만, PX 활약에 힘입어 석화 사업 만큼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화학 사업에서 영업이익 51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배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GS칼텍스는 석화 사업에서 3배 이상 증가한 영업이익 3385억원을 달성했다. S-OIL(2037억원)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HD현대오일뱅크는 856억원을 기록했다.

PX 증설 리스크가 사라지면서 정유사들은 올해도 석화 사업에서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하락세를 탔던 정제마진도 최근 고공행진하는 만큼 전체 실적 측면에서도 반등이 예상된다. 이달 둘째 주 기준 싱가포르 평균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15달러이다. 손익분기점인 5달러보다 3배 이상 높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올해 초 정유사들의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제품 마진이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중동 지역 불안전성과 같은 변수가 있어서 아직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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