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물 금리 3.458% 찍어
10년물도 8.5bp↑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미국 국채 금리가 예상을 웃돈 물가 지수에 급등하면서 14일 국내 국고채 금리도 3년물이 10bp(1bp=0.01%포인트) 이상 오르는 등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10.5bp오른 3.458%를 기록했다. 10년물과 20년물, 30년물 금리는 3.538%, 3.468%, 3.417%로 각각 8.5bp, 6.6bp, 5.9bp 올랐다. 1년물과 2년물 금리도 6.0bp, 9.3bp 올랐다.
이는 전날(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월 CPI는 전월보다 0.3% 올랐다. 이는 직전 달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인 0.2% 상승보다 높은 수치다.
1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3.1% 상승해 전월의 3.4% 상승보다는 낮았으나, 2%대로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WSJ 예상치인 2.9% 상승보다는 높았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1월 근원 CPI 역시 전월 대비 0.4% 올라 전달과 시장 예상치인 0.3% 상승을 웃돌았다. 전년 대비로는 3.9% 올라 전월과 같았으나 WSJ의 예상치 3.7%를 상회했다.
이 영향으로 미국의 2년물 국채 금리는 20bp가량 오른 4.68%를, 10년물 금리는 14bp가량 오른 4.32%에서 거래됐다.
이처럼 1월 CPI 결과에 금융 시장이 크게 반응한 이유에 대해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근원 서비스 CPI의 가속화를 꼽았다.
그는 "주거비의 경우 전월 대비 상승 폭을 0.4%에서 0.6%로 또다시 확대했으며, 가중치도 34.4%에서 36.2%로 늘었다"면서 여기에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CPI마저 전월 대비 증가율이 0.34%에서 0.85%로 폭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월 CPI 결과가 2% 물가 목표로 회귀하는 과정이 울퉁불퉁하고 쉽지 않다는 점을 충분히 각인시켜 줬다"면서 "당분간 고용·물가 등 핵심 경제 지표의 예상치 상회·하회 여부에 따라 금리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1월 미국의 고용 지표와 소비자 물가 지표를 확인하면서 시장에 반영됐던 금리 인하 기대감은 후퇴하고 있다"며 "시장은 여전히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인하 가능성을 보고 있지만, 상반기 인하에 대한 전망을 수정하는 기관들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발 금리 인하 기대감과 연초 자금 집행으로 금리 상승은 매수의 기회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점차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경제가 과연 랜딩(착륙)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반영했기 때문에 금리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