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도강’ 집값 가장 늦게 오르고 가장 빨리 빠져
상계12단지 49㎡ 최고가 7.1억→4.5억까지 하락
‘1·10 부동산 대책’ 수혜 지역이지만…영향 제한적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서울 아파트 가격이 8주 연속 내림세를 보인 가운데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의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부동산 활황기에 2030의 ‘영끌’ 매수세가 몰렸던 지역이었으나 급격한 금리 상승 여파와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정부가 재건축 규제를 완화를 발표하며 수혜 지역으로 주목받기도 했지만 매수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상계주공12단지 49㎡는 지난 6일 4억5000만원(12층)에 손바뀜했다. 지난 2021년 6월 신고가였던 7억1000만원(14층) 대비 2억6000만원 하락했다. 인근에 위치한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16단지 전용 49㎡도 지난 20일 4억9000만원(10층)에 거래됐다. 해당 평형대는 지난해 2월 7억3100만원(12층)에 거래됐으나 1년 만에 2억4000만원 떨어졌다.
중계동과 월계동 등 노원구 주요 재건축 단지 하락폭도 가파르다. 이른바 ‘미미삼(미성·미륭·삼호3차)’으로 불리는 월계동 시영아파트 50㎡는 지난 2021년 9월 최고가인 8억7500만원(12층)에 거래됐지만, 지난 6일 2억4000만원 하락한 6억3800만원(5층)으로 손바뀜했다. 중계동 중계그린 49㎡는 지난 6월 4억8500만원(12층)에 거래됐다. 2021년 10월 최고가인 7억2000만원(14층) 대비 33% 빠진 값이다.
노원구는 지난해 하반기 집값 반등기에 25개 구 중 가장 늦게 상승세에 합류했다.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 3구는 4월, 마포구와 용산구는 5월, 성동구와 동대문구 등은 6월 집값이 순차적으로 회복됐다. 노원구는 도봉구와 함께 마지막으로 7월에 회복 국면에 올라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되자 가장 먼저 꺾인 지역이기도 하다. 지난 수년간 ‘영끌족’의 집중 매수 지역으로 급부상했으나 고금리에 매수 수요가 위축되자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집값 하락세는 도봉구와 강북구에서도 두드러졌다. 서울 도봉구 창동주공4단지 36㎡는 지난 11일 3억4000만원(2층)에 거래가 체결됐다. 이는 2021년 9월 신고가 6억원(6층)의 57% 수준이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위치한 SK북한산시티 59㎡는 지난 23일 5억5000만원(7층)에 거래됐다. 지난 2021년 10월 7억8000만원(18층)에 거래된 데 비해 2년 반 만에 2억3000만원 떨어진 액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넷째 주(지난 22일 기준) 전국 아파트 가격은 한 주 전보다 0.05% 하락했다. 9주 연속 내림세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3% 떨어져 8주째 하락했다. 정부가 이달 발표한 ‘1·10 부동산대책’의 최대 수혜 지역으로 노후 아파트가 밀집된 노도강이 꼽혔으나, 집값 영향은 미미했다. 강북구와 도봉구의 매매가격지수는 각각 –0.06%, –0.05% 노원구는 –0.04 떨어지며 하락세가 지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