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경 한국부동산원 청약운영부장 인터뷰
3월부터 청약 대대적 개편…신생아 특공 등
다자녀 특공 ‘3명→2명’ 신청 자격 완화
[헤럴드경제=고은결·신혜원 기자] “3월 말 청약제도가 대대적으로 개편됩니다. 국민들이 체감하시기에 정말 많은 것들이 달라지게 되는데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저출산 극복을 위한 주거지원 방안’을 적극 반영했다는 것이 특징이죠. 자녀를 낳는 가구에게 당첨 기회를 좀 더 부여한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출산 예정이거나 자녀계획이 있는 부부에게는 올해가 ‘내집마련하기 좋은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는 3월 25일부터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및 공공주택특별법 시행규칙이 일괄 개정 시행되면서 청약 자격 및 공급 방식이 크게 변화한다. 개편 방향의 핵심 키워드는 ‘출산’이다. 2030세대의 내집마련 기회를 확대해 결혼·출산을 장려하기 위함이다.
27일 헤럴드경제 투자·재테크 전문 콘텐츠 ‘부동산360’ 유튜브 채널에서 주문경 한국부동산원 청약운영부장을 만나 신혼부부, 결혼을 앞둔 수요자들이 주목할 만한 청약제도 주요 개편사항을 하나하나 톺아봤다. 주 부장은 한국부동산원이 발간한 ‘주택청약의 모든 것’을 대표 집필하고 청약홈 운영 업무를 맡고 있는 청약 전문가다.
공공 ‘신생아 특공’·민간 ‘신생아 우선공급’…다자녀 기준 완화
▶공공주택 신생아 특별공급 신설=먼저 공공주택 특별공급 유형으로 ‘신생아 특별공급’이 생긴다. 입주자모집공고일 기준 2세 이하의 자녀(태아 포함)가 있고 소득과 자산기준을 충족하는 무주택가구라면 신청 가능하다. 현 정부가 도입한 공공주택 브랜드 뉴:홈은 ▷나눔형 35% ▷선택형 30% ▷일반형 20% 비중으로 신생아 특공 물량이 배정된다.
주 부장은 “신생아 특공은 배점이 높은 순서대로 먼저 당첨이 되게 돼있지만 배점이 낮다고 해서 낙담할 필요는 없다”며 “전체 물량의 10%는 무작위 추첨으로 당첨자를 선정하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우리집에 아기가 곧 태어난다’ 혹은 ‘아이가 2세 이하다’ 이런 가구들은 신청 자격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 신혼부부·생애최초 특공에 신생아 우선공급 도입=민간주택에 신생아 특공이 적용되진 않지만 신혼부부·생애최초 특공을 통해 신생아 우선공급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앞으로는 신혼부부·생애최초 특공 물량의 20%를 신생아가 있는 가구에 먼저 배정한다.
주 부장은 “민영주택에도 신생아 또는 자녀를 임신한 가구가 신생아 특공과 비슷하게 당첨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신혼부부·생애최초 특공에 녹여냈다”며 “과거에는 ‘소득 우선’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낮은 분위부터 당첨자를 선정했다면 이제 신생아 우선공급을 도입해 신생아가 있는 가구가 우선 당첨되도록 개정된다”고 말했다.
▶다자녀 특공 신청자격 완화=기존 3자녀 이상이었던 다자녀 특공 신청자격은 2자녀 이상으로 확대된다. 주 부장은 “요즘은 아이를 하나만 낳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세 자녀가 많지 않다”며 “그래서 이런 것들을 현실적으로 반영하고 두 자녀까지라도 출산을 유인해보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가 느껴지는 부분”이라고 했다.
부부간 특별공급 중복 청약 허용…결혼 전 당첨이력 배제
▶부부 특공 중복 접수 가능=결혼에 따른 청약 불이익도 개선된다. 지금까지는 동일일자에 발표되는 공공·민간 청약에 부부 2명이 모두 접수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일반공급, 특공 모두 중복 접수로 당첨되면 부적격 처리가 됐지만 이제는 각자 청약을 넣어 둘다 당첨될 시 선접수분을 유효로 인정해준다.
주 부장은 “부부의 중복 청약은 기회를 폭넓게 드리고 가져갈 수 있는 건 어느정도 제한을 하는 방향으로 바뀌게 된 것”이라고 했다.
▶배우자 결혼 전 당첨이력 배제=배우자의 결혼하기 이전 청약 당첨·주택 소유 이력은 3월 말부터 청약요건에서 제외해 생애최초·신혼부부 특공에 접수할 수 있게 된다.
주 부장은 “특공은 ‘동일세대 내에서 평생 한 번만 가져갈 수 있다’는 대원칙이 있다”며 “지금까지는 특별공급에 당첨됐으면 다른 세대원이 과거에 당첨된 이력이 있어선 안 됐지만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이 개정되면서 혼인 전에 당첨됐던 것이라면 배제를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가점제 배우자 통장기간 산입=그동안 결혼 후 부부 중 한 명은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민간 일반공급 가점제에서 청약통장 가입기간 점수를 산정할 때 배우자 통장 보유기간도 최대 3점까지 인정해준다.
주 부장은 “보통 부부들이 ‘청약 하나만 할 건데 하나는 해지하고 필요한 곳에 쓰자’ 이런 식으로 많이들 해지했다”며 “그러나 3월부터 본인 통장 가입기간이 조금 부족해도 3점까지는 배우자의 덕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웬만하면 통장을 (부부 모두) 유지하는 게 좋다. 3점이면 당락을 가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해부터 확대된 추첨제…2030 내집마련 ‘기회’
이같이 올해부터 개편되는 청약제도 외에도 지난해부터 투기과열지구 추첨제 비율이 확대되면서 2030 무주택자의 내집마련 문턱이 낮아졌다.
기존에는 투기과열지구 내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주택은 100% 가점제가 적용됐지만 지난해 4월부터 전용 60㎡ 이하는 가점 40%·추첨 60%, 전용 60㎡ 초과~85㎡ 이하는 가점 70%·추첨 30%로 추첨제 비율이 높아졌다. 다만 전용 85㎡ 초과는 가점제 물량을 50%에서 80%로 늘렸다.
주 부장은 “가점제는 (청약통장) 가입 기간도 그렇고 나이가 많은 분들이 가점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청년계층에 주택 마련 기회를 부여하고자 개정됐는데 자금 여력이 되는 2030세대들은 도전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의 경우 규제지역인 강남3구와 용산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가점제 비율이 더 떨어졌다”며 “추첨제가 많은 지역은 청약할 만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