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느려져 충전소 앞 긴 대기 줄 발생
배터리 방전 속출…견인차가 충전소로 끌고와
충전 인프라 구축 등 대책 마련 시급
[헤럴드 경제=김지윤 기자] 미국 중북부에 ‘북극 한파’가 덮치며 전기차 테슬라가 방전·견인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최근 북극 한파로 시카고 등 일부 지역의 체감온도가 영하 30도 이하로 떨어지면서 전기차 소유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20일 미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지난 15(현지시간)~16일 시카고 일대의 체감기온은 영하 30도까지 내려갔다.
NYT는 “시카고의 전기차 충전소들은 배터리 방전과 서로 대치하는 운전자들, 거리 밖으로 이어진 긴 줄로 인해 절망의 현장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시카고에 거주하는 35세 엔지니어 닉 세티는 전날 아침 자신의 테슬라 차량이 얼어붙어 차 문조차 열리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차체에 내장된 트렁크 손잡이를 어렵게 눌러 트렁크를 열고 차에 탄 뒤 테슬라 슈퍼차저 충전소까지 5마일(8㎞)을 이동했지만, 이미 12개의 충전기가 모두 사용 중인 상태여서 몇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그는 “올겨울을 견뎌보고 테슬라를 계속 소유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테슬라 운전자 조셜린 리베라도 테슬라 충전소 여러 곳의 대기 줄이 모두 길게 이어진 것을 목격한 뒤 테슬라 구매를 후회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대기 줄에서 기다리다가 방전되는 차량을 여럿 목격하기도 했다.
한 테슬라 소유자는 시카고의 지역 방송 WLS에 “최소 10대의 테슬라 차량이 배터리가 방전돼 견인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영하의 극도로 낮은 온도에서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의 화학 반응이 느려져 충전을 어렵게 만든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또 배터리 내부 저항이 증가해 충전 속도가 느려지고, 추운 날씨에 장기간 노출되면 배터리 성능도 저하된다. 노르웨이 자동차연맹에 따르면 전기차 주행거리는 영하 2도가 되면 영상 23도일 때보다 18.5% 짧아진다.
어바인 캘리포니아대학(UC어바인)의 기계공학 교수 잭 브로워는 “배터리로 구동되는 전기차를 매우 추운 환경에서 작동시키기는 일은 어려운 일”이라며 “추우면 배터리를 빨리 충전할 수 없는데, 물리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NYT는 평균 기온이 낮지만, 전기차 보급률이 높은 북유럽 노르웨이 등의 사례를 들어 미국의 충전 인프라 미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르웨이는 전체 차량 4대 중 1대꼴로 전기차인데, 최근 몇 년간 전국적으로 충전기 설치를 늘리면서 겨울에 충전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를 완화했다.
또 노르웨이에서는 전기차 소유자의 거의 90%가 주택에 개인 충전시설을 구비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충전이 용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겨울철 한파에 대비하기 위해 운전 전 차량에 쌓인 눈과 얼음 등을 치우고, 출발 전 차량 내부와 배터리를 따뜻하게 하라고 조언했다. 또 충전 위치를 탐색해 고전압 배터리를 예열하고, 충전소에 도착할 때 배터리 온도가 최적의 상태로 준비되도록 하면, 충전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테슬라 외에도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배터리 수명을 보호하고, 추운 날씨에도 충전 속도 단축이 가능한 화학 물질 등을 개발 중이다.
jiyu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