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좋은 곳에서 나 혼자 호사를 누리고 있다니…북한에 계신 부모님 생각에 눈물”
[헤럴드경제=시라하마(일본) 정태란 기자]“봄 노을 피는 저 하늘가에 기럭 기러기 타향 만리길 바래어 보던 나의 고향….”
일본 럭셔리 호텔의 30평 다다미방에 북한 노래 ‘타향의 봄’이 울려 퍼졌다. 이내 작은 울먹임과 함께 노랫소리도 잦아들었다.
‘탈북자’ ‘인신매매’ ‘한 아이의 어머니’ 무거워 보이는 수식어들이 새터민 이은혜(32)를 소개하는데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그 옆을 이번 여행을 통해 친구가 된 개그우먼 안영미(32)가 씩씩하게 지키고 있다.
안영미와 이은혜는 4일 첫 방송된 여성라이프스타일 채널 비욘드동아 리얼리티 프로그램 ‘그대와 하이킹 in 시라하마’ 3부작에서 일본 와카야마현 시라하마로 3박 4일의 힐링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 생면부지의 두 사람은 잠시 일상을 떠나 ‘낯섬’ 그 자체를 오롯이 마주한다.
‘그대와 하이킹’은 비욘드동아에서 제작한 신개념 여행 프로그램으로 연예인 1명과 공모를 통해 선정한 일반인 1명이 함께 떠나는 힐링 여행이다. 첫 번째 시리즈인 ‘시라하마’ 편은 출연진들이 일본의 3대 온천으로 불리는 시라하마의 가와큐호텔 패키지를 중심으로 산해진미를 맛보며 작은 온천 도시의 아기자기한 매력을 소개한다.
인천공항에서 간사이국제공항까지 1시간 반, 간사이국제공항에서 시라하마의 가와큐호텔까지 다시 1시간 반이면 도착한다.
“여행이라는 걸 말로만 들었지 해본 적이 없어요. 여행은 휴식이라면서요? 목숨을 걸고 탈북했던 것처럼 여행도 용감하게 부딪히면 될 것 같아요.”
태어나서 여행이 처음이라는 이은혜는 힐링이나 여유라는 단어에 대해 어색함을 드러냈다. 그녀는 2004년 북한에서 장사를 하기 위해 고향을 떠났다가 사기를 당하고 중국에 인신 매매로 팔려갔다. 이후 2010년 7월에 극적으로 한국 땅을 밟아 자유의 몸이 됐다. 생활고에, 탈북에 험난한 젊은 시절을 보낸 그녀에게 해외여행은 별천지가 아닐 수 없다.
방송에선 무대를 쥐락펴락하는 여장부지만 안영미도 일본에 대해서는 그리 아는게 없는 ‘초보 여행자’라고. 안영미는 “저도 일본에 대해 잘 몰라요. 일본 여행에 대해 문화나 이런 것들을 가르쳐주면 좋겠지만 서로 서로 배워봅시다”라며 특유의 장난기 가득한 너털웃음을 지었다.
두 사람은 어색함도 잠시 간사이국제공항에서 숙소 시라하마현의 가와큐호텔까지 스스로 찾아가며 놀라운 현지 적응력을 드러냈다. 하지만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두 사람의 첫 문화 충격은 와카야마현에서 유명한 맛집의 라멘과 고등어초밥을 대할 때부터 시작됐다. 10일 간 식초에 삭힌 뒤 먹는 것으로 홍어처럼 강렬한 비린내를 풍긴다.
안영미는 “한국에서 먹던 라면이나 초밥과는 전혀 다르다. 고등어와 돼지가 내 입 안에서 춤을 춘다”며 “고등어초밥은 한국의 삼합을 연상시킨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 했다.
반면 라멘과 초밥을 처음 먹은 이은혜는 “배부른 소리지만 너무 비려서 못 먹겠다”며 결국 화장실로 직행했다. 비린 고등어초밥을 다 먹지 못하고 뱉어낸 뒤에 “배부른 투정했다”며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했다.
안영미와 이은혜는 복불복 게임을 통해 벤츠와 자전거로 최종 목적지 가와큐호텔에 도착한다. 그녀들은 “마법의 성 같다”며 감탄하고 호텔 총지배인의 안내로 본격적인 호텔 구경에 나선다. 온천의 도시인 시라하마인 만큼 호텔 내부에 갖춰진 온천도 만끽할 예정.
오는 11일 방송될 2부에서 안영미와 이은혜는 둘째날부터 호텔을 중심으로 인근 해안가도로를 따라 본격적인 하이킹에 나선다. 해안가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엔게츠도와 시라하마 해변, 미국의 그랜드캐년을 연상케 하는 센조지키를 둘러본다.
두 사람은 매일 정오에 거대한 참치 해체쇼가 벌어지는 토레토레 수산시장에 들러 그 자리에서 해체된 싱싱한 참치회와 초밥을 맛본다. 호텔에서도 두 사람 만을 위한 참치 해체쇼와 예술의 경지에 도달한 일식을 한 상 가득 준비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유네스코 유산인 구마노고도로 산림 트래킹과 지난해 12월에 태어난 쌍둥이 팬더를 볼 수 있는 어드벤처월드, 거친 언덕을 그대로 살린 골프클럽을 둘러보며 힐링 여행이 펼쳐진다.
비욘드동아 리얼리티 프로그램 ‘그대와 하이킹 in 시라하마’ 2부와 3부는 오는 11일과 18일 오후 10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