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경찰이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했으나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던 가수 지드래곤(권지용)을 결국 무혐의로 결론지었다. "'아니면 말고'라는 거냐", "이미지 실추 등 피해는 무슨 수로 보상할 거냐"는 여론의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19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마약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지드래곤에 대해 전날 혐의없음으로 불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드래곤 측에 조만간 불송치 결정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 결정하면 검찰이 90일간 내용을 검토한다. 이후 검찰에서 재수사 요청이 없을 경우 사건이 종결된다.
경찰은 유흥업소 여실장의 진술을 바탕으로 지난 10월 지드래곤의 마약 수사 혐의에 대해 공개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지드래곤은 마약을 절대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고, 그의 체내에서도 마약 성분이 발견되지 않았다.
수사의 단초가 됐던 유흥업소 여실장 역시 지드래곤의 마약 투약을 직접 본 것이 아니라, 지드래곤이 다녀간 화장실에서 수상한 포장지가 발견됐다고 주장했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해당 여실장은 잦은 허위진술을 한 것이 알려져 그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김희중 인천경찰청장은 지난 14일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제보가 있는데 수사를 안 하면 그게 더 이상한 것"이라면서 "수사에 착수해 혐의가 없으면 없다고 밝히는 것도 경찰의 의무"라고 해명했다. 또 "감정 결과가 음성으로 나왔다고 해서 부실 수사로 평가하는 견해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유명인에 대한 공개수사로 피의사실이 공표됐음에도 수사 단계에서 무혐의로 결론난 것은 초유의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피의사실 공표는 형법 126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일이다. 헌법상 법원의 최종판결이 나기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는데, 피의사실을 섣불리 공표할 경우 여론 재판을 받을 수 있고 명예가 훼손되는 등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유명인의 경우 또 다른 헌법상 가치인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피의사실 공표가 어느 정도는 허용된다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
문제는 역사상 피의사실 공표가 된 사례는 대부분 혐의가 있다고 판단돼 기소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즉 피의사실을 공표할 만큼 충분히 사실관계가 확인된 상태에서 혐의가 외부에 공개돼 왔던 것이다. 이에 언론 역시 경찰의 그러한 수사력을 믿고 경찰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를 할 수 있다. 물론 그러한 경우라도 간혹 법원 재판에서 치열한 사실·법리 다툼 끝에 무죄로 결정나는 일이 있기는 하지만, 기소될 만큼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피의사실 공표의 책임을 면제받을 수는 있다.
그러나 지드래곤처럼 아예 경찰 수사단계에서 '혐의 사실 자체가 없다'고 결론난 사례는 찾기가 드물다. 이는 경찰 수사에 대한 신뢰를 치명적으로 깎아먹은 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경찰 수사로 지드래곤이 큰 피해를 입었다는 점에 대한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지드래곤은 무혐의 결정서를 받게 되겠지만, 그는 이미 많은 악플과 조롱에 시달렸다. 대중들의 인식 속에서 마약 의혹을 말끔히 지울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광고 계약 파기까지 될 경우 큰 금전적 피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송인 박명수는 지난 15일 자신의 방송에서 "지드래곤도 물질적으로 엄청나게 큰 피해를 볼 텐데 누가 책임질 거냐. 본인이 책임을 지는 게 안타깝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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