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경제는 두 바퀴로 달리는 자전거와 같다.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진다. 자전거의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넘어졌을 때의 피해는 커진다. ‘수출중심 경제개발 계획’을 통해 고속성장을 거듭해 온 우리 경제에 ‘자전거 경제’(bicycle economy) 이론이 더욱 뼈 아프게 와 닿는 이유다.
결국 아무리 뙤약볕이 내리쫴도, 허벅지가 터질 듯 부풀어 올라도 페달을 밟아야만 한다. 그래야 넘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올 경영 환경은 녹록치 않다. 먼저 페달을 밟겠다고 자처한 기업들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
▶구조조정은 없다...“채용 안 줄인다”=주요기업의 30.5%는 올해 채용규모를 지난해보다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답도 40.1%나 됐다. 지난해보다 올해 채용규모를 줄이겠다는 기업은 단 2.7%에 불과했다.
채용을 통해 소비시장이 확장되면 자연히 경제 규모는 성장한다. 기업이 채용규모를 늘리는 것은 곧 경제 선순환 구조의 물꼬를 트는 일이다. 이 발걸음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따로 없었다.
조사에 참여한 대기업 중 68.2%가, 중소기업 중 71.5%가 지난해보다 채용규모를 늘리거나 유지하겠다고 답해 올해 채용시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어느 한 쪽에 편중되지 않고 고르게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전방산업의 고용 확대가 후방산업의 성장과 전체 경제활동인구 증가를 고르게 견인하는 긍정적인 양상이다.
고용규모의 증가 폭 역시 높았다. 28.8%에 달하는 기업이 지난해보다 올해 5% 이상(5% 이상~10% 미만 24.2%, 10% 이상~20% 미만 2.6%, 20% 이상 2.0%) 많은 인력을 뽑을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이 생색 내기 차원이 아닌 선제적 투자 차원에서 고용창출에 과감히 나섰다는 방증이다.
▶‘위기는 기회다’ 과감한 투자로 성장엔진 불 지핀다=한국경제의 침몰을 막기 위한 기업들의 힘찬 페달질은 올해 투자계획에서도 잘 나타난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올해 투자를 작년 수준과 비슷하게 유지(40.5%)하거나 늘리겠다(15.4%)는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투자를 줄이겠다는 답은 단 3.8%에 불과했다.
투자의욕은 철강금속(20.0%), 자동차ㆍ운송장비(22.0%), 도소매ㆍ운수(23.5%) 분야(지난해보다 투자를 늘리겠다 20% 이상 산업분야)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이후부터 경기회복세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만큼, 미리 선제적 투자를 단행해 성장과 수익성을 담보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올해 투자를 지난해보다 늘리겠다는 기업 중 절반 이상(50.1%)이 5% 넘게 투자금액을 늘릴 예정(5% 이상~10% 미만 33.8%, 10% 이상~20% 미만 9.0%, 20% 이상 16.9%)이다. 상당한 낙수효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성장은 계속되야 한다=올해 매출전망에 대해서도 기업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이 10곳 중 5곳(51.7%)이나 됐다.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 현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답은 각각 30.1%, 18.2%였다.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하면 자신만만한 반응이다.
저성장, 저금리, 저소비 등 이른바 경제 악순환의 대표요인으로 꼽히는 ‘3저’가 갑자기 다가온 위험요인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일상(뉴노멀)으로 자리를 잡은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면 충분히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대비 올해 세전이익 증감 예상에 있어서도 대다수의 기업(52.1%)이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이며, 그 중 45.2%가 5% 이상이 증가할 것(5% 이상~10% 미만 30.7%, 10% 이상~20% 미만 11.9%, 20% 이상 2.6%)이라고 답해 강한 경제위기 극복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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