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단어로 검찰 수사 비판
“검사 앞에서 진술의무 없어…헌법이 거부권 보장”
[헤럴드경제=윤호·박지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8일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강한 어조로 검찰을 비판한 송 전 대표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예고했다.
이날 송 대표는 포토라인에서 “검찰은 정치적 기획수사를 해오고 있다”며 “저에 대한 증거 조작이 제대로 안 되니 제 주변 사람 100여명을 압수수색·소환해 별건 수사에 올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과 일부 특수부 검사들의 행태는 더이상 공익의 대표자로 볼 수 없다. 검사의 객관의무를 포기했다”며 “따라서 검사 앞에 가서 아무리 억울한 점을 해명해봐야 실효성이 없다. 판사 앞에 가서 하겠다. 검찰이 100여회 압수수색으로 꾸며낸 증거를 법정에 제출하면, 거기서 다투겠다”고 했다.
송 대표는 거친 단어를 사용하며 검찰을 비판했다. 그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로 인기를 끌어 정권을 잡은 윤석열 검찰은 ‘하나회’(과거 군부의 사조직)”라며 “권력을 잡으니 하이에나처럼 살아있는 권력의 하수인이 돼 죽은 고기를 찾아다닌다. 수사가 아니라 야당과 비판 언론에 대한 표적수사, 인간사냥을 하고 있다”고 거친 표현을 토해냈다.
이어 “저절로 드러난 증거를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을 찍어놓고 주변사람을 1년·12달 계속 뒤지는 수사는 정치보복 수사”라며 “검사가 수사권으로 정치보복하면 검사가 아니라 깡패다. 일부 특수부 검찰이 고려 무신정권 사노비처럼 대통령 일가의 비리를 방어하는 경호부대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라고도 주장했다.
송 전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진술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묵비권을 행사할 예정인지’ 묻는 기자들에게 송 전 대표는 “국민들은 검사 앞에서 진술할 의무가 없다. 헌법이 진술거부권을 보장하고 있다”며 “법정에서 다투겠다. 법원에서 사법질서를 회복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송 전 대표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5월 송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현역 국회의원, 지역본부장, 지역상황실장 등에게 총 9400만원이 당내에 뿌려진 과정에 송 전 대표가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여기에 2020년 1월∼2021년 8월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이 운영하는 기업 등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총 3억500만원을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먹사연) 계좌를 통해 받았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은 이 중 4000만원이 송 전 대표가 박 전 회장으로부터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소각 처리시설 신·증설 추진과 관련해 인허가 절차가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설득해 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과 함께 받은 뇌물이라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조사 결과를 토대로 송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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