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기 롯데 화확군 총괄 신임 대표
이차전지 등 신사업 경쟁력 강화 및
흑자 전환 이후 안정적 수익성 주력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롯데가 화학 사업의 새 수장으로 이훈기 사장을 발탁하며 세대교체에 승부수를 던졌다. 단기적으로는 실적 개선을 실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이차전지 등 신사업을 성장 궤도에 앉히는 것이 이 사장의 최대 과제로 꼽힌다.
롯데그룹은 6일 인사를 통해 롯데케미칼 신임 대표이사 및 그룹 화학군 총괄대표로 이 사장을 선임했다. 2017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로 부임, 지난해부터 화학군 총괄대표까지 역임한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은 이번 인사로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 사장은 1967년생으로 1957년생인 김교현 부회장보다 10살 어리다. 이번 인사가 세대교체에 방점을 맞췄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이 신임 사장은 1990년 그룹 기획조정실로 입사했다. 2019년 롯데렌탈 대표이사를 맡았고, 2020년부터는 롯데지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혁신실장으로 지내면서 그룹 신사업 발굴을 총괄했다.
이 사장은 신사업 전문가임과 동시에 화학 계열사의 경쟁력을 강화할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그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롯데케미칼 타이탄 대표이사, 2014년에는 롯데케미칼 기획부문장을 맡은 바 있다.
이 사장이 신사업 전문가인 만큼 롯데케미칼은 향후 수소, 이차전지 등 미래 먹거리 역량 강화에 더욱 매진할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케미칼 계열사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동박 생산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스페인 카탈루냐주 주지사를 만나 스마트팩토리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해달라고 요청했다. 같은 달 1일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내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동박원료 60만t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028년까지 하이엔드 동박 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침체됐지만 장기적인 수요는 튼튼한 만큼 이 사장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업 경쟁력을 키울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학 사업 체질 개선도 이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최근 중국발 공급 과잉 여파로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사업에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적자에 머무른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기초소재 사업에서는 24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기초소재 사업은 석유화학 범용 제품을 다룬다.
중국 내 범용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자급률이 높아진 만큼 롯데케미칼은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사업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앞서 울산2공장에 1000억원을 투입, 2024년까지 11만t 규모의 화학적 재활용 페트 생산라인을 세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생산량은 점차 확대, 2030년 34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쇄신 차원에서 세대 교체를 단행한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