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조원 증가…대출 문턱 낮추고 회사채 금리 뛴 영향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3분기 글로벌 채권 금리 상승에 국내 회사채 금리가 뛰고, 은행도 기업대출 영업을 강화하면서 산업별대출금 잔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 통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중 예금취급기관의 전 산업 대출금 잔액은 1875조7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32조3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분기(24조8000억원)보다 증가폭도 확대됐다.
산업대출 증가폭은 지난해 2분기 68조4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줄곧 축소돼 왔다. 올해 1분기엔 20조9000억원까지 줄었지만 다시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예금은행이 기업대출 확대 노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회사채 금리 상승에 따른 대기업의 은행대출 선호가 지속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잔액은 457조7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0조3000억원(2.3%) 늘며 1분기 만에 증가폭이 확대됐다.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시설투자·운전자금 수요가 커졌다.
서비스업 잔액은 1205조9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6조9000억원(1.4%) 늘었다. 금융·보험업, 부동산업 등을 중심으로 2분기 연속 증가폭이 확대됐다.
용도별로 보면 운전자금 잔액이 1004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14조6000억원(1.5%) 늘었다. 5분기만에 증가폭이 커졌는데, 제조업과 서비스업·건설업 모두 증가폭이 늘어난 영향이다.
시설자금도 2분기 대비 17조7000억원(2.1%) 확대된 871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연속 증가폭이 늘고 있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 잔액이 1333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0조4000억원(2.3%) 늘어 전체 산업별 대출금 증가폭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은행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완화적 대출태도를 유지하면서 2분기 연속 증가폭이 확대됐다.
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3분기 잔액이 542조1000억원으로 1조9000억원(0.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예금은행 대출금을 법인과 비법인으로 나눠보면 법인기업이 제조업을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26조7000억원, 비법인기업이 제조업과 서비스업(도소매업·숙박·음식점업 포함) 위주로 3조7000억원 늘어 모두 증가폭이 확대됐다.
서 팀장은 “비법인기업은 부동산 거래 증가 영향으로 부동산업(+1조2000억원)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