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이어 땅에서도 혁신 산업 솔루션 제공 목표
건설현장 솔루션 ‘사이트와이즈’ 상표권 확보 나서
CES 기조연설 주제로 ‘건설산업 분야 혁신성’ 낙점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HD현대가 해상 운송 솔루션에 이어 건설현장 기술 솔루션 상용화에 속도를 낸다. 명칭도 ‘오션와이즈’(OceanWise)에 이어 ‘사이트와이즈’(XiteWise)로 점찍었다.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기술을 융합한 산업 솔루션을 바다에 이어 땅에서도 선제적으로 제시하겠다는 포부로 읽힌다.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 기조연설을 준비 중인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이러한 건설산업의 미래 혁신을 중심으로 HD현대의 확장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건설기계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스마트 건설기계와 AI 활용을 포함한 건설현장 모니터링 및 생산성·안전 효율 관련 기술 솔루션을 ‘사이트와이즈’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본격 선보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사이트와이즈 상표권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에도 지난달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이트와이즈는 AI 비전 기술 등으로 현장 생산성을 예측하고 각종 모니터링 장비를 연계해 안전을 감지하는 한편 건설현장을 어디서든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종합 관제 솔루션이다. ICT(정보통신기술) 기반 무인·자동화, 친환경 기술 등을 접목해 시공간적 한계를 초월하는 산업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게 HD현대의 목표다.
이와 관련해 HD현대사이트솔루션 관계자는 “건설현장 기술 솔루션을 상용화하는 과정에서 명칭을 먼저 출원한 것”이라면서 “여러 명칭을 검토 중이며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전했다.
건설현장의 미래 산업 솔루션은 내년 CES 2024를 준비하는 HD현대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다. CES에 처음 도전한 2022년과 이듬해인 2023년 미래 해양 전략으로 바다의 대전환, 즉 오션 트랜스포메이션(Ocean Trasformation)을 강조했다면 이번에는 건설산업 분야에서의 비전에 방점을 찍고 HD현대가 땅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 부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앞서 올해 CES에서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의 한 축으로 오션와이즈를 언급한 바 있다.
이번 CES는 HD현대가 주력인 조선업을 넘어 건설기계업, 나아가 에너지업에서도 글로벌 시장을 이끌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내년 기조연설 기업 소개에서 HD현대를 조선기업이 아닌 ‘건설장비 및 에너지 솔루션 분야 글로벌 기업’이라고 명시하기도 했다.
정기선 부회장은 이번 기조연설과 관련해 “건설 산업 분야의 생산성과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는 것이야말로 우리 문명이 직면해 있는 많은 인간 안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핵심이 될 것”이라며 “전 세계에 건설방식의 혁신을 통해 인류의 미래를 바꿔나가려는 HD현대의 디지털 트윈 및 스마트 건설 솔루션 시스템 비전을 소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HD현대의 CES 기조연설은 이번이 처음으로 역대 CES에서 한국 기업으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기조연설을 한 바 있다.
이는 정 부회장이 승진의 첫 행보로 전동화 기술을 강조한 것과도 맞닿아 있다.
지난달 10일자로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그는 같은 달 13일 판교 HD현대 글로벌R&D(연구개발)센터(GRC)에서 열린 전동화센터 개소식을 찾아 부회장으로서의 첫 공식 행사를 소화했다. HD현대는 계열사별로 운영하던 전동화 연구조직을 통합해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 내 직속센터로 신설했다.
정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그룹의 새로운 50년을 이끌어나갈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전동화 역량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전동화 기술을 포함한 ‘기술 우선’(Tech-First) 전략을 바탕으로 조선·해양·에너지·기계·로봇 등 다양한 분야의 산업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게 HD현대의 비전이다. 정 부회장은 같은 달 30일 AI 분야 산학연 포럼 현장을 찾아 이전과 다른 수준으로 AI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4일 HD현대 건설기계 부문 글로벌 워크숍에 참석해 건설기계 부문과 관련해 “그룹 내 핵심사업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하며 “사업전략과 시장 전망 가설이 여전히 유효한지 치열한 고민과 검증이 필요하며 전략과제와 내년 경영계획을 단단히 다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