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통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북한, 2013년 對中 수출액 65억5000만달러 광물 수출액은 11년간 27배나 급증 황금평·나진항 등 잇단 개발 바람
우리정부, 北 무조건 압박보다 신뢰쌓기 민간차원 경협 지속할 제도적 장치 절실
박근혜 정부의 개혁화두는 비(非)정상의 정상화다. 사회에 만연한 적폐를 과감히 청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렇다면 남북분단이야 말로 최악의 비극적인 비정상이다. 이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이야말로 시대적 소명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대박론’에 이어 ‘드레스덴 선언’을 했고, 그리고 ‘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그러나 결과는 미미했다. 세월호 참사라는 뜻밖의 변수로 추동력을 잃은 데다 무엇보다 대북접근에 지나치게 경직된 자세를 견지했다는 분석이다. 방향추도 모호했다. 현실과 이론 사이에 스텝이 엉켰다. 과거 김대중 정부의 전략적 포용이라는 선순환의 장점과 이명박 정부의 강경론에 입각한 원칙론의 강점을 모두 취하려다 비롯된 일로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제라도 실질적인 효과를 얻어내려는 자세가 감지된다는 점이다.
2000년대에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오던 남북경협은 사실상 얼어붙은 상태다. 2010년 3월 북한에 의한 천안함 폭침에 대한 맞대응으로 취해진 5·24조치로 남북경협은 사실상 전면중단됐다. 이후 남북 간 일반교역액은 54.1%나 줄었으며 위탁가공 분야는 22.5%로 줄었다. 폐업업체가 속출했다.
그 사이 북·중 간 경협은 양과 질적으로 확대돼 북한의 2013년 대중국 수출액은 65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북한의 대외무역비중의 89.1%가 중국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10건에 이르던 우리 기업의 북한 광산개발 투자는 중단된 반면, 중국기업의 투자는 봇물을 이루고 있다. 북한의 대중국 광물 수출액은 2002년 5000만 달러에서 2013년 13억8900만 달러로 27배나 급증했다. 최근에는 압록강 하구의 황금평과 위화도의 북·중 공동개발, 그리고 북한 나진항과 훈춘을 잇는 도로개설 공사도 시작됐다.
이들 모두 중국의 동북지역 개발과 연계돼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통일경제 차원에선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따라서 남북간 정·경분리가 절실하다. 정치적 관계와는 무관하게 민간차원의 경협은 지속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생명이다. 이상만 중앙대 교수(경제학과·북한개발협력학과)는 이렇게 말한다. “북한은 상종하기 싫은 존재가 아니라 상종해야만 하는 존재다. 무조건 압박하고 제재를 가하면 더 깊이 안으로 들어가는 법이다. 북한이 안심할 수 있도록 보다 좋은 여건으로 이끌고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느 정도 자신이 있을 때 핵도 빗장도 푸는 법이다”
북한의 경제사정이 어렵다는 데는 누구나 동의한다. 그럼에도 김정은 체제는 비교적 안정기조다. 김주현 통일준비위원회 경제분과위원장은 ‘국민소득 1000달러 논리’를 강조한다. “1000고지만 넘으면 탄력이 붙게 되는데 김정은 체제가 경제재건에 사활을 건 이상 곧 이 단계에 도달할 것이다. 북한의 2013년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850달러 정도로, 포니자동차를 첫 수출하면서 ‘수출입국’을 주창하던 1970년대 중반의 남한과 유사하다. 남한이 3000달러를 단숨에 뛰어넘은 것은 88서울올림픽 전후의 일이다. 핵문제가 관건이지만 북한의 배후에는 약진단계인 5000~8000달러에 진입한, 실제로는 이미 미국을 능가한 경제 초강국 중국이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북한은 늘 ’자위적 핵 억제력’을 강조한다. 이에 대한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의 진단이 흥미롭다. “김정은 체제의 ‘핵·경제 병진노선’은 선대의 국방우선 정책의 일환이다. 북한으로서는 핵이 있으니 국방예산을 대폭 줄여 경제회복에 더 큰 재정을 투입한다는 전략이다. 체제위협 때문에 국방에 돈을 쏟아 부어 경제가 피폐해진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결국 북한 김정은 정권의 핵·경제병진은 경제건설에 방점이 있다는 얘기다”
보다 분명한 것은 북한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통치자의 의지나 당국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시장경제에 익숙해지고 있다. 300만 명에 육박하는 휴대전화 가입자, 장마당이나 암시장의 지속적인 확대 등이 그 방증이다. 통일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당길 수도 미룰 수도 피할 수도 없는 민족적 염원이자 소망이다. 철저하게 준비해야 공존공영과 함께 ‘더불어 행복한 통일’을 이룰 수 있다.
황해창ㆍ신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