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 거주 등 호화생활 고수익 미끼 수십억 빌려 탕진…수사하자 잠적했다가 체포
서울 도곡동 330㎡ 규모 대형 펜트하우스에 거주하며 최고급 벤틀리 승용차를 몰고다닌 하모(51ㆍ여)씨는 강남 사교계의 유명 인사로 통했다. 고위 관료나 지방단체장, 연예인 등이 그의 집에 드나들었고 그에게 끈질긴 구애를 벌이는 사회지도층 인사도 있었다.
의료유통 사업을 하는 2000억원대의 자산가를 자칭한 그는 모 대학 최고경영자과정을 다니며 안면을 익힌 모지역 세무서장 출신 세무사 A씨와 사업가 B씨 등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며 환심을 샀다. 그리고 어느정도 친분이 쌓이자 “재고 의류를 구입해 해외에 팔면 갑절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으니 돈을 빌려주면 한 달 뒤 10%의 이자를 붙여 돌려주겠다”고 제안했다.
피해자들은 흔쾌히 돈을 송금했다. 하씨 정도의 재력가가 거짓말을 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화려한 외양과 달리 하씨는 빈털털이 상태였다. 의료유통업을 한다는 것은 거짓이었다. 빌린 돈은 대부분 재력과시에 탕진했다. 그러면서도 정해진 날에 원금과 이자를 돌려주기는커녕 돈을 더 빌리기만 했다. 2012년 1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빌린 돈이 약 38억원에 달했다. 뒤늦게 그의 본 모습을 알아챈 A씨는 지난해 가을 하씨를 고소했고, 하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잠적했다가 지난달 29일 김포의 친척 집 인근에서 잠복 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사회지도층 인사들로부터 사업 투자 등을 빌미로 수십억원을 뜯어낸 하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해 조사중이라고 6일 밝혔다.
경찰은 알려지지 않은 피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하씨를 상대로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과거에도 하씨는 유사한 수법으로 사기를 벌여 수배됐다가 피해자와 합의해 무마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씨에게 피해를 본 남성 대다수는 사회적 신분 때문에 고소하지 않거나 피해액 일부를 돌려받고 합의해 준 것으로 전해졌다.
서지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