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우승 노리는 슈틸리케호‘ 숙제와 수확’

최종 평가전 사우디에 승리 불구 포백 주인공등 주전 아직 안갯속 남태희·이정협 가능성 확인 성과 10일 오만戰 까지 조직력 극대화

희망과 불안감이 교차한 평가전이었다.

55년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슈틸리케호 축구대표팀이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확실한 스트라이커도 없고, 허리와 날개를 책임져온 기성용 이청용이 휴식을 취했던 경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긍정적으로 평가할 대목도 없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대표팀의 아킬레스건인 수비라인의 조직력이나, 미드필드진의 압박과 패싱 등은 합격점을 주기엔 부족해보였다.

10일 오만과의 아시안컵 1차전을 앞두고 있는 대표팀의 현 주소는 어디일까.

▶‘대체불가’손흥민, ‘기대주’남태희·이정협=수년간 대표팀의 득점을 책임져왔던 원톱 스트라이커 자리가 이번 슈틸리케호에서는 공석이다. 박주영 이동국 김신욱 등 단골멤버가 부상과 경기력 저하등의 이유로 이번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따라서 슈틸리케 감독은 정통 원톱이 배제된 제로톱 전술과 이정협 등을 내세우는 ‘2안’을 겸하고 있다. 따라서 붙박이 스트라이커가 없는 상황에서의 유기적인 플레이가 절실하지만, 4일 사우디와의 평가전에서는 아직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만 대표팀 공격의 핵으로 자리잡은 손흥민(레버쿠젠)이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리거나, 위협적인 슈팅으로 공격의 활로를 뚫어주는 등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보여줬다는 것이 위안이다. 손흥민은 전반 빠른 템포의 슈팅으로 크로스바를 강타하는 등 ‘탈아시아급’ 기량을 과시하며 사우디 수비진을 혼란에 빠뜨렸다. 후반에는 40여미터 거리에서 강력한 무회전 프리킥으로 상대 간담을 서늘케했다. 결국 손흥민은 후반 22분 상대 왼쪽진영에서 날카로운 프리킥을 올렸고, 이를 걷어 내려던 상대 수비진을 맞고 골문을 흔들었다. 시종 고전하던 한국을 살려낸 귀중한 결승골이었다.

미드필드진의 후방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던 손흥민이었지만, 결국 결정을 지어줬다는 점에서 그의 활약이 이번 아시안컵 한국 성적을 좌우할 중요한 키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슈틸리케의 황태자’로 자리잡은 남태희와, ‘깜작 발탁’의 주인공 이정협도 눈도장을 받았다.

후반 교체투입된 남태희는 스피드와 개인기량으로 사우디 수비진을 돌파하면서 공격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날 A매치에 데뷔해 데뷔골을 기록한 이정협은, 20여분 출전하는데 그쳤지만 훌륭한 공격옵션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쌍용’공백 컸다=붙박이 주전인 기성용과 이청용이 빠진 자리는 컸다. 소속팀에서 늦게 합류하는 바람에 사우디전에 나란히 결장한 ‘쌍용’ 기성용과 이청용은 대표팀의 허리와 날개를 책임져야하는 핵심 선수들. 이날 경기는 그래서 이들을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누구냐를 엿볼 수 있는 무대였다. 하지만 기성용 자리에 투입된 박주호는 자신의 주포지션인 윙백만큼 인상적인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처진 스트라이커자리에서 공격을 지휘해줘야할 구자철의 컨디션이 좋지 못했단 점이 허리진에 부담감을 가중시킨 면도 있다.

하지만 상대 공격을 조기 차단하고, 빠른 공격전개를 해줘야할 미드필드진의 안정감 없이 아시안컵 정상도전은 무리라는 것을 확인한 경기였다.

▶포백 주인공은 누구? 아직도 주전은 안갯속=실험이 계속되는 것일 수도 있고, 슈틸리케 감독이 무릎을 치게 만들 적임자가 나타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여전히 한국대표팀의 수비라인은 미정이다. 사우디전에도 김진수 장현수 김주영 김창수가 선발로 나섰다. 무실점으로 경기가 끝나긴 했지만, 수비가 신뢰를 주었다고 보긴 어렵다. 중동축구가 선제골을 얻어낼 경우 ‘침대축구’로 돌변해 애간장을 태운다는 것을 감안하면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먼저 득점을 해야만 승산이 있다. 호흡이 중요한 수비라인의 얼굴이 빨리 확정되어야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누가 투입되어도 무제없는 팀’을 원하는 슈틸리케의 바램이 이뤄질 수 있을지, 아직은 불안한 시선이 더 우세하다.

▶김승규-김진현 ‘든든한 GK’=굵직한 대회를 앞두고는 쉽게 볼 수 없는 전후반 골키퍼 교체가 이뤄졌다. 누가 나가도 상관없을 만큼 뛰어난 기량을 보유한 김승규, 김진현이기에 가능한 시도일 수 있다. 다소 경쟁에 우위를 보이던 김승규와 슈틸리케 감독 부임후 경쟁에 불을 붙인 김진현 모두 한국골문을 지킬 수문장으로 손색이 없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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