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대비 적자폭 453억원 확대

‘수신 경쟁’에 이자비용 2.1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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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저축은행업권이 올해 3분기 고금리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과 은행권 예금 금리 경쟁에 급증한 이자비용 여파로 140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자 부담이 커진 대출자도 늘면서 연체율은 6%를 돌파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1일 79개 저축은행이 올해 3분기 1413억원 적자를 냈다고 발표했다. 지난 2분기(960억원 적자) 대비 적자폭이 453억원 증가한 것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지속적인 예대금리차 축소에 따른 영향으로 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업권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하반기 6.0%포인트에서 올해 3분기 4.9%포인트로 줄었다.

특히 지난해 말 은행권의 예금금리 경쟁 당시 저축은행들도 공격적으로 수신금리를 올리면서 이자비용이 급격히 상승했다. 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권 이자비용은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1조9674억원이었지만, 올해 같은 기간 4조480억원으로 2.1배 뛰었다. 고금리 시기 대출 영업이 어려워진 가운데 고객에 내어줘야 할 예금이자가 크게 늘면서 손실이 더 확대된 것이다.

실제 저축은행업권의 여신 잔액은 전분기(109조4000억원) 대비 1조2000억원(1.1%) 감소한 108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대출(68조3000억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을 비롯한 부동산 담보 개인사업자대출 위주로 1조2000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39조9000억원)의 경우 신용대출이 다소 감소했지만 햇살론·사잇돌2 등 정책금융상품에 힘입어 전분기(39조9000억원)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대로 은행 입장에서 ‘빚’이나 마찬가지인 수신 잔액은 117조9000억원으로 전분기(114조9000억원) 대비 3조원(2.6%) 증가했다. 지난해 대거 취급된 은행권 예금 만기가 올해 4분기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저축은행들도 사전 자금 유치 경쟁에 나선 영향이다.

저축은행업권 3분기 1413억원 적자…연체율 6.15% 육박[머니뭐니]
[저축은행중앙회 제공]

금리 상승에 대출 상환 여력이 없어진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연체율은 6%를 돌파했다. 저축은행업권 3분기 연체율은 6.15%로, 전분기(5.33%) 대비 0.82%포인트 상승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경기침체에 취약한 서민과 중소기업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대출관련 리스크관리 강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비중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 또한 상승세다. 3분기 저축은행업권 고정이하여신비율은 6.40%으로 전분기보다 0.79%포인트 뛰었다.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 상승폭이 두드러졌는데, 같은 기간 1.02%포인트나 늘어난 6.72%를 기록했다. 가계대출도 0.43%포인트 증가한 5.81%로 집계됐다.

저축은행업계는 연체율과 동일하게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오르고 있는 상황이지만, 대손충당금 적립률 및 2015년 이후 이익의 내부유보 등 손실흡수능력을 감안할 경우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업권 3분기 1413억원 적자…연체율 6.15% 육박[머니뭐니]
[저축은행중앙회 제공]

유동성 상황을 살펴보면 국제결제은행(BIS)비율은 14.14%로 법정기준치 대비 약 2배 수준이란 설명이다. BIS비율은 자산 1조원 이상 8%, 1조원 미만 7%를 유지해야 한다.

유동성비율 또한 139.26%로 법정기준치인 100%보다 훨씬 높다. 지난해 4분기 예금금리 인상 영향으로 발생한 과잉 유동성이 시장 안정화에 따라 적정 수준으로 회귀했는 설명이다. 대손충당금적립율 또한 110.21%로 법정기준치 100%를 넘는 수준이다.

저축은행업계는 향후 시장 상황에 대해 “영업환경, 수익성 및 건전성이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나, 내부유보 등을 통한 자본확충 등으로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하여 업계 경영안정성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등 경기침체의 영향과 이에 따른 리스크 관리 강화의 필요성 증대 등으로 저축은행의 영업 여건은 단기적으로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상생금융 차원에서 사잇돌, 햇살론 등 서민금융 정책상품 공급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선제적 리스크 대응과 저축은행 업권의 신성장동력 발굴 등을 위한 노력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