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7월 용인캠퍼스 이전 앞두고 미디어투어

용인 코리아테크놀로지 센터, 고객사 지근거리서 R&D 서포트

동탄 트레이닝센터, VR·실제 장비로 미래 인재 양성 기여

램리서치코리아 테크놀로지센터 내 클린룸 모습 [램리서치코리아 제공]

[헤럴드경제(용인·동탄)=김민지 기자] “전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최신·최첨단 장비를 한국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글로벌 대형 고객사 2개가 있고,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 1위인 시장인 만큼, 대규모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습니다.”(이체수 램리서치매뉴팩춰링코리아 사장)

글로벌 반도체 장비·솔루션 기업 ‘램리서치’는 지난 28일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캠퍼스 투어를 실시했다. 램리서치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 최초로 한국에서 ▷제조 공장 ▷트레이닝 센터 및 R&D 센터 ▷물류센터 등 모든 주요 사업부문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건설 중인 용인 캠퍼스 내 사무동이 내년 7월 완공되면, 동탄에 위치한 테크니컬 트레이닝 센터와 판교에 위치한 한국 본사가 모두 용인 캠퍼스로 이전할 예정이다.

이날 방문한 KTC(램리서치 코리아테크놀로지 센터)에서는 수많은 R&D 인력들이 개발 및 테스트에 주력하고 있었다. KTC는 지난해 4월 용인 지곡동에 3만㎡ 규모로 개관했다. 아시아 최초의 램리서치 R&D센터로, 국내 고객사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차세대 반도체 솔루션 개발을 위한 R&D 서포트를 담당하고 있다.

정성락 램리서치코리아 부사장은 “국내에 R&D센터가 없다면, 웨이퍼를 미국 본사로 보내 개발 및 테스트를 거쳐 다시 한국으로 가져와야 하는데, 여기에만 3주 이상이 걸린다”며 “하지만 KTC 설립 후에는 당일 테스트도 가능해 개발 기간을 약 2배 정도 단축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모리 1등 한국에 투자해야죠” 램리서치가 아시아 첫 R&D센터 만든 이유 [비즈360]
램리서치 코리아테크놀로지 센터 전경 [램리서치 제공]

방진복을 갖춰 입고 들어간 클린룸에는 램리서치의 최첨단 식각 공정 반도체 장비 센스아이(Sense.i®)를 포함한 최신 장비들이 설치돼있었다. 고객사와 함께 반도체 장비 및 솔루션 신규 공정 개발, 제품·제조 및 기술 테스트 등을 진행하는 핵심 공간이다.

클린룸 투어를 담당한 이수민 엔지니어는 “센스아이는 챔버가 직선화 구조로 이뤄져 기존 제품 대비 70%의 공간 효율을 제공하고, 자율 학습 알고리즘 등을 갖췄다”며 “향후 10년 간 로직·메모리 로드맵을 제공할 수 있는 최첨단 장비”라고 말했다.

클린룸 한켠에는 아직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장비도 설치돼있었다. 보안 유지를 위해 IP(지적재산) 월(wall)에 둘러쌓여 있는 모습이었다. 각 고객사와 협력해 개발 및 테스트 중인 장비인 만큼, 허가된 제한 인원만 입장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보안 유지에 철저한 모습이었다.

램리서치는 미국 본사의 랩과 KTC를 포함한 전세계 주요 연구센터들을 가상의 R&D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하고 있다. 완벽하게 통합된 글로벌 연구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개발 및 테스트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고 생산성을 높여 비용을 절감하는 차별화된 R&D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는 방침이다.

“메모리 1등 한국에 투자해야죠” 램리서치가 아시아 첫 R&D센터 만든 이유 [비즈360]
램리서치코리아 트레이닝 센터에서 VR기술을 통해 교육을 받는 모습 [램리서치코리아 제공]

오후에는 지난 2018년 4월 개관한 KLTC(램리서치 테크니컬 트레이닝 센터)에 방문했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KLTC 설립 전에는 신규 장비 도입 시 교육을 받기 위해 장거리 출장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센터가 설립되면서 장비 교육을 받기 위한 이동 거리, 이동에 따른 비용 및 의사소통의 제약이 크게 줄었다. 교육은 가상현실(VR)기술과 실제 램리서치 주요 장치를 통해 이뤄진다.

“메모리 1등 한국에 투자해야죠” 램리서치가 아시아 첫 R&D센터 만든 이유 [비즈360]
램리서치코리아 테크니컬 트레이닝 센터에서 장비 교육을 제공하는 모습. [램리서치코리아 제공]

램리서치는 대학생 장비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해 고가의 장비를 직접 운영할 기회가 없는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현재 5명의 강사가 식각장비 5종와 증착장비 7종 등 총 12종 장비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램리서치는 현재 한국에 오산·용인·화성 등 총 3개의 공장도 두고 있다. 제조를 맡고 있는 램리서치매뉴팩춰링코리아는 지난 2012년 이후 10년 동안 국내 생산량을 18배 이상 늘려왔으며, 생산 제품의 다양성도 11배 이상 증가했다. 올 5월에는 1만호기 수출이라는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메모리 1등 한국에 투자해야죠” 램리서치가 아시아 첫 R&D센터 만든 이유 [비즈360]
이상원 램리서치코리아 대표 [램리서치코리아 제공]

이상원 램리서치코리아 대표는 “글로벌 팩토리 네트워크 내에서 한국은 최첨단 장비 제품군을 맡고 있다”며 “한국에서 만들어진 장비를 국내 고객에만 공급하는게 아니라 글로벌 고객에도 수출해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체수 램리서치매뉴팩춰링코리아 사장도 “램리서치의 주요 장비 중 식각, 증착, 그리고 일부 세정 장비를 한국에서 생산하고 있다”며 “한국 공장은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첨단 장비, EUV 관련 신제품 등을 포함해 주요 최첨단 장비 제조를 맡고 있는 중요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티모시 아처 램리서치 회장은 “그동안 한국 반도체 공급망에 45억 달러를 투자했다”며 “2030년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게 될 한국에서 큰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한국 시장이 램리서치에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상원 대표도 이날 “반도체 시장 규모가 1조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은 D램 시장의 75%, 낸드의 55%를 차지하고 있는 핵심 시장”이라며 “글로벌 대형 고객사 2개가 전부 있는 한국에서 같이 일을 하지 않을 수가 없고, 미래를 보고 전략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