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국내 상장사 스톡옵션 현황 조사…카카오 최다 부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주식시장 침체의 여파로 올해 국내 상장사의 주식매수선택권(이하 스톡옵션) 부여 규모가 9500억원 대를 기록하며 5년래(來) 처음으로 1조원을 밑돌았다. 스톡옵션 행사 가격이 낮아진 데다 주요 기업의 부여 규모가 축소된 탓이다.
29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의 스톡옵션 부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23일 기준 올해 스톡옵션 부여 규모는 957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조2998억원) 대비 26% 줄어든 규모다. 2조677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2021년과 비교하면 64%가량 급감했다.
상장사 스톡옵션 규모는 2019년 1조669억원을 기록한 뒤 2020년 1조4025억원으로 늘면서 상승세를 탔고, 2021년에는 2조원을 돌파했다.
2019년 2000선을 오르내리던 코스피 지수가 2021년 3000선을 웃도는 등 주식 시장이 호황을 누렸고, IT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고급 개발 인력 유치 경쟁이 심화하면서 스톡옵션 부여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2년 간 주식 시장 부진 등으로 기업의 스톡옵션 활용도가 낮아지면서 부여 대상과 규모 등이 모두 급감하고 있다.
스톡옵션을 부여한 상장사는 2021년 336곳, 2022년 333곳, 2023년 292곳 등 해마다 줄고 있다.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대상자(중복 포함) 역시 2021년 1만6227명, 2022년 1만4314명, 올해 1만474명 등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스톡옵션 부여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셀트리온이다. 지난해 스톡옵션 부여 규모 1위(844억원)를 차지한 셀트리온은 올해도 711억원 규모의 스톡옵션을 임직원에게 부여했다. 이어 셀트리온헬스케어(596억원), 카카오(444억원), 커넥트웨이브(307억원), 카나리아바이오(263억원), 하이브(238억원), 루닛(185억원), 크래프톤(172억원) 등의 순이었다.
특히 제약·바이오 업체(3곳)와 IT 관련 서비스 업체(6곳)가 ‘톱(TOP) 10’을 휩쓸어 눈길을 끌었다.
반면 2021년 7138억원 규모의 스톡옵션을 부여해 1위에 올랐던 네이버는 지난해와 올해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지 않고 대신 스톡그랜트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부여했다. 스톡그랜트는 스톡옵션과 달리 무상으로 회사 주식을 주는 인센티브 방식이고, RSU는 양도 시점을 제한해 지급하는 주식을 뜻한다.
2021년 1697억원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던 위메이드는 올해 93.8% 줄어든 105억원의 스톡옵션을 부여하며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카카오게임즈도 같은 기간 859억원에서 22억원으로 감소 폭이 컸다.
올해 가장 많은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 기업은 카카오(3539명)였다. 카카오는 2021년 2706명, 지난해 3111명 등 해마다 많은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해 왔다. 이어 노랑풍선(333명), 드림씨아이에스(199명), 와이엠티(194명) 등도 100명 이상의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서비스 업종의 스톡옵션 부여 비중이 가장 컸다. 올해 스톡옵션을 부여한 상장사 292곳 가운데 서비스 업종은 76곳에 달했다. 이어 제약·바이오 업종 70곳, IT전기전자 62곳, 의료기기 23곳 순이었다.
스톡옵션 부여 규모도 서비스 업종(3470억원)이 가장 많았다. 제약·바이오 업종도 2715억원이나 됐다. 두 업종의 스톡옵션 부여 규모는 총 6185억원으로, 전체의 3분의 2에 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