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갈아타기는 12월
전세대출은 내년 1월 중순
동일 보증기관끼리만 대환 가능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금융소비자가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손쉽게 갈아타는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이 12월 개시될 예정인 가운데, 금융당국이 전세대출 갈아타기에 대해서는 같은 보증기관끼리만 이동할 수 있도록 작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래는 보증기관이 다른 금융상품끼리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완전경쟁’을 꿈꿨지만, 복잡한 기술적 문제 때문에 일종의 ‘허들(장애물)’이 생긴 셈이다.
게다가 당국은 주택담보대출 온라인 갈아타기를 대출 잔액 내에서만 대환을 허용하는 등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도 엄격히 하기로 했다. 여기에 만기가 2년으로 짧은 전세대출도 보증기관의 제한을 둘 예정이라 사실상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의 효과가 반감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비대면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는 늦어도 내년 1월 중순에 개시될 예정이다. 12월 말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대환대출 인프라를 모두 개시하는 게 목표였지만, 보증기관 등 각종 협의할 사안이 남아 불가피하게 미뤄진 것이다.
전세대출은 일반 주담대와 달리 여러 보증기관(한국주택금융공사·HUG주택도시보증공사 ·SGI서울보증 등)이 각기 다른 조건으로 대출 상품을 보증하는 구조다. 각 기관별로 보증 내용이 조금씩 상이하기 때문에 은행 간 정보 교환만으로는 대출 이동이 어려운 점이 특징이다.
이에 전세대출 갈아타기는 같은 보증기관을 끼고 있는 상품끼리만 대환대출이 가능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전세대출 상품을 갈아타면 근저당권 설정·말소는 물론이고 기존 보증을 해지하고 새로운 보증을 설정하는 과정까지 간소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재는 동일 보증기관끼리만 대출을 이동할 수 있도록 선회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보증기관 관계자는 “기관별 보증서는 약관이나 조건 등 회사마다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며 “보증서도 전산을 활용해 끊다 보니 해지하고 재설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전세대출 갈아타기의 효과가 반감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세대출은 만기가 2년으로 짧은 데다가, 동일 보증기관으로 선택지가 좁혀지니 수요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전세대출의 경우 대출 은행을 바꿀 경우 집주인을 귀찮게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일정 수요는 있겠지만 어느 정도 활성화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금융당국은 주담대 갈아타기에서도 대환 금액을 대출 잔액으로 제한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금리가 더 낮아지고, 만기가 더 길어진다면 DSR 한도가 더 여유가 생기기 마련이지만 가계대출 급증을 우려해 갚지 못한 대출 분에 대해서만 이동이 가능토록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담대 갈아타기의 DSR 한도 및 전세대출 이동 시스템에 대해서는 다각적으로 검토중”이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