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상승·은행 수신경쟁에 정기예금 금리도 ‘쑥’

주담대 금리 5개월째 올라 4.56…고정금리 비중 8%p ‘뚝’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지난달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여파에 국내 주요 지표 금리도 뛰면서 은행 가계대출금리가 8개월 만에 다시 5%를 돌파했다. 덩달아 예금금리도 오르면서, 연 4% 이상 고금리 예금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10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에 따르면 10월중 예금은행의 저축성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3.81%) 대비 0.14%포인트 상승한 연 3.95%로 집계됐다. 지난 8월(3.65%) 이후 2개월 연속 상승세다.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한 달 전보다 0.17%포인트 오른 3.91%를 기록했다. 정기예금 금리(3.92%)가 0.18%포인트 크게 오른 영향이다. 시장형금융상품도 0.11%포인트 오른 4.07%를 기록했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시장금리 상승, 우대금리 확대 등 영향으로 정기예금 등 순수저축성예금과 CD(양도성예금증서), 금융채와 같은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가 모두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지표금리 상승에 더해 지난해 말 취급된 대규모 고금리 예금 만기가 돌아오면서 은행들이 예금 금리 경쟁을 벌인 영향이다. 실제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금리 수준별 정기예금 비중을 살펴보면 4% 이상 5% 미만 예금이 57.2%에 달했다. 이는 2007년 1월(70.3%) 이후 16년 만에 최대치다.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금리도 5.04%로 7월(4.80%) 이후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가계대출금리가 5%를 넘어선 것은 지난 2월(5.22%) 이후 처음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은행채 5년물 금리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등 지표금리가 오르면서 한 달 만에 0.21%포인트나 오른 4.56%를 기록했다. 지난 5월(4.21%) 이후 5개월 연속 상승세다. 금리 조건별로 살펴보면 고정형(4.53%) 금리가 0.23%포인트 크게 뛰었고, 변동형(4.51%) 금리도 0.13%포인트 올랐다.

서 팀장은 “은행채 5년물의 상승폭이 0.28%포인트로 코픽스 상승 폭(0.15%포인트)에 비해 더 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증대출은 전달 대비 0.02%포인트 하락한 5.04%로 7월(4.91%) 이후 3개월만에 하락 전환했다. 보증부 집단대출 금리가 하락한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사업장 중도금 대출이 취급됐기 때문이다.

일반신용대출금리도 주요 지표금리인 은행채 6개월물 금리 상승 영향으로 전달 보다 0.22%포인트 오른 6.81%포인트를 기록했다. 6월(6.47%)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다.

기업대출 금리는 대기업대출이 0.12%포인트 크게 오르고, 중소기업대출(0.01%) 금리도 소폭 오르면서 전달 대비 0.06%포인트 오른 5.33%로 집계됐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합한 총 대출금리는 전달 대비 0.07%포인트 상승한 5.24%로 나타났다.

예대금리차는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수신금리가 대출금리보다 크게 오르면서 0.02%포인트 하락한 1.29%포인트로 집계됐다.

서 팀장은 이처럼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금리가 모두 상승한 이유에 대해 “은행권 모니터링을 해보면 미국 국채금리 10년물 금리 상승 여파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11월 들어서는 은행채 금리가 다시 내리고 있다. 미국 통화정책 향방이 미국 국채금리 10년물에 가장 크게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요동치는 가계대출금리…8개월만 다시 5% 돌파 [머니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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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중 고정금리대출(신규) 비중은 5.8%포인트 하락한 46.4%로 2개월 연속 하락세다.

특히 주담대 중 고정금리대출 비중이 전달 보다 8%포인트 하락한 67.2%로 나타났는데,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크게 오른 데다 향후 국내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서 팀장은 “여전히 고정형의 비중이 더 높기 때문에 고정형을 선호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차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은행금융기관의 경우 수신금리는 새마을금고를 제외한 모든 기관에서 전월 대비 상승했다. 저축은행이 0.04%포인트, 신협이 0.17%포인트, 상호금융이 0.16%포인트 올랐다.

대출금리는 상호금융(-0.07%포인트), 새마을금고(-0.09%포인트)를 제외하고 저축은행(0.80%포인트), 신협(0.01%포인트)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