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개국 3750개 브랜드 모인 ‘2023 서울카페쇼’
8~11일 코엑스서…주제 ‘함께, 새롭게’
지속가능 미래 위한 친환경·혁신 제품 잇단 소개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기계가 드립커피를 내리는 동안 직원은 손님과 대화하는 겁니다. 블루투스 연결이 된 태블릿으로 원하는 레시피까지 설정할 수 있어요.”
손으로 커피 주전자를 돌리는 모습 대신 태블릿이 작동하며 커피가 내려진다. 자동 드립머신을 둘러보는 관람객은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다.
8일 헤럴드경제가 방문한 서울카페쇼 행사장의 경우 개막일 오전부터 출입자에게 제공되는 레드백이 소진될 만큼 관람객이 몰렸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서울카페쇼에서는 약과, 논알코올 모스카토, 씹어 먹는 고체 커피 등 최근 커피업계의 관심과 트렌드를 반영하는 인기 디저트와 제품을 한 눈에 만나볼 수 있었다.
자동 드립커피머신 브랜드인 마노코리아 관계자는 “태블릿에 디테일한 커피 레시피까지 설정·저장해 바리스타가 자리를 비워도, 그 레시피의 맛을 누구나 일관되게 낼 수 있게 하는 용도”라며 “사장의 손이 묶이지 않게 드리퍼를 앞에 두고 대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8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제22회 서울카페쇼에서는 ‘함께 새롭게: Blend New, Brand New’를 주제로 전 세계 36개국 3750개 브랜드가 참여한다. 서울카페쇼에 처음 진행하는 ‘커피앨리: 커피 큐레이션 맵’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입장에만 1시간이 걸릴 정도로 100m가 넘는 줄이 생겼다. 커피앨리는 전시에 참가하는 73개 로스터리 카페 중 개별 맞춤형 원두와 브랜드를 추천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주요 식품업체도 자체 브랜드 홍보를 위한 부스를 운영한다. SPC그룹의 파리크라상은 스폐셜티 커피 브랜드인 카페앳웍스를, 신세계푸드는 카페 운영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인 ‘르쎄떼’ 홍보에 나섰다.
카페쇼에서는 건강을 고려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에 따라 제로 밀크티, 논알코올 캔 와인 등 당과 알코올을 뺀 제품도 눈에 띄였다. 제로 하이볼을 메가커피 등에 납품하는 마일포스트의 김주희 대표는 “술을 못 드시는 분을 위한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제로 하이볼, 와인 제품을 만들었는데 접근성을 위해 355㎖ 캔에 담아 제작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맛을 보자 마자 ‘술 못 드시는 손님을 위해 구비하겠다’면서 주문을 하는 모습도 발견됐다.
또 할매니얼(할매+밀레니얼) 열풍에 따라 인기가 높아진 페스츄리 약과 앞에서는 시식과 구입을 하려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고체형 커피 캔디 등 타르트, 케이크 등 기존 디저트와는 다른 색다른 제품들에도 관심들이 이어졌다.
서울카페쇼 행사장 중 올해 커피 산업 인기 제품을 모아놓은 ‘체리스 초이스(Cherry's Choice)’ 코너에서는 강아지를 위한 비건 아이스크림, 종이 물티슈, 탄산수 제조기, 오트 귀리음료 등 환경을 고려한 제품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현장에서는 커피와 ESG 경영을 연계한 시도들도 보였다. 커피 찌꺼기인 커피박을 국내 최대 규모로 수거·재활용하고 있는 사회적협동조합 ‘자원과 순환’의 후원해 행사 기간 배출되는 커피박을 재활용한다. 또 자원 선순환을 통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브랜드 ‘리와인드’의 커피박 화분, 생분해 제로포트를 활용해 친환경 포토존도 마련돼 있다.
한편 한국은 ‘커피공화국’이라는 수식어가 생겼을 정도로 해외에서도 주목하는 시장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한국의 커피음료점은 9만3414개로 업계에서는 사실상 포화 상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농수산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커피 시장 매출 규모는 3조1168억원으로, 2018년에서 2021년까지 연평균 6.6%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