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동결 이후 34.9원 급락

내년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 커져…환율 하락세 전망

1308원까지 떨어진 원/달러 환율…‘킹달러 시대’ 저무나[머니뭐니]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더이상 추가적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으면서 원/달러 환율이 세 달 만에 1300원대까지 하락했다. 게다가 앞으로미국이 고용지표 둔화로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킹달러’ 시대도 저물어갈지 주목된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4.4원 내린 1308원으로 하락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연준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금리 동결 이후인 지난 3일 1322.4원으로 20.5원이나 하락한 데 이어 이날 더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나타낸 것은 종가 기준으로 8월 7일(1306.2원) 이후 세 달여 만에 처음이다.

이는 지난주 연준이 비둘기파(금리 완화 선호)적이었다는 평가에 더해 미국 고용시장 둔화에 따라 달러화 가치가 하락한 영향이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5일(현지시간) 오후 6시10분 기준 105.12를 기록하고 있다. 전장 106.129보다 0.95% 하락한 수준이다.

1308원까지 떨어진 원/달러 환율…‘킹달러 시대’ 저무나[머니뭐니]

글로벌 채권금리를 밀어올렸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0.20%포인트 가까이 급락해 4.5%대로 내려왔다. 지난 10월 말까지만 해도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연 5.0%를 돌파하기도 했지만, 며칠 새 큰 폭 하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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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최근 시장은 둔화되고 있는 미국 고용 지표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미국 장단기 금리차 역전 등을 근거로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에릭 놀란드 CME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일 ‘2023년 하반기 거시경제 리스크 진단’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2분기부터 2025년 초 사이에 미국에 경기 침체가 찾아올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통상 단기 국채 금리가 장기 국채 금리보다 높아지는 것은 경기 침체의 전조 현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 미국의 경우 긴축 사이클이 종료된 후 경기 침체가 나타난 4번 모두 직전 시기 장단기 국채 금리가 역전된 바 있다.

미국 고용 시장도 식어가기 시작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10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15만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7만명 증가를 밑도는 수준이다.

연준도 경제 지표를 지켜보며 동결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현재 내 전망은 우리가 느리고 꾸준한 상태를 유지하고 계속 그렇게 간다면 우리가 현재 있는 곳이 2% 인플레이션 수준에 도달하기에 충분히 제약적일 것이라고 믿는다”고 언급했다. 시장 상황이 긴축적이란 판단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따라 달러 가치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원/달러 환율은 연말에는 1300원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본다”며 “미국 고용 둔화와 미국 국채 수익률 하락으로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우리나라는 10월부터 수출이 증가하면서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하고, 경상수지 흑자폭도 확대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4분기부터 미국 경제성장률이 급격하게 둔화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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