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중 보육비·식비 급증…급식도 중단

자녀 있는 가구 19%가 재정 위기 경험

[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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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영국의 학부모들이 추워지는 계절을 앞두고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자녀들의 옷 빨래를 줄이고 휴가를 취소하는 등 ‘고난의 행군’에 나섰다.

영국 자선 단체 ‘액션 포 칠드런(Action for Children)’의 재정 공정성 분석에 따르면 자녀가 있는 가구의 약 19%인 150만 가구가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에 처해있다. 자녀가 없는 가구의 13%가 어려움을 겪는 것과 비교하면 심각함이 두드러진다.

단체는 “이러한 상황은 ‘자녀 양육비 위기’라고 할 수 있다”며 “정부는 인플레이션에 맞춰 사회보장 수준을 높이고 가족 규모를 고려해 생계비를 지급하는 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부모들은 아이들이 결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가계 예산에서 한푼도 남김없이 짜내고 있다고 밝혔다.

14살 아들을 두고 있는 서퍽의 교직원 조 씨는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이틀이나 사흘에 한번씩만 샤워를 하고 있다”면서 “1970년대에 싱크대에서 서서 씻었던 생각이 나다보니 사회가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월급날 직후 생활비가 자동이체로 빠져나가고 초과 인출 상태에 빠진 상태다.

조 씨는 아들과 함께 휴가를 가는 대신 미리 집에서 점심을 먹고 지역 근린 공원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녀의 남편은 운동화 밑창이 닳았지만 새 신발을 살 수 없었다.

113세와 11시의 자녀를 둔 도싯의 교사 알렉산더는 “휴가철이 되면 모든 것이 다 비싸다”며 “대형마트에 갈 때면 콩 가격을 따져오고 PB 제품을 사는 등 모든 것을 꼼꼼히 따져보게 된다”고 말했다.

알렉산더는 아침을 먹던 중 치아 하나가 빠졌다. 직장의료보험이 적용되는 치과에서 90파운드의 견적을 받았지만 초과 인출 한도에서 남은 금액은 50파운드 뿐이어서 월급날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자녀들이 학교에 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며 “정든 기타를 팔아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영국 푸드뱅크는 최근 몇년 동안 영국 학생의 약 23.8%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무료 학교 급식이 중단되는 방학기간에 이용률이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조셉 다운트리 재단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100만명 이상의 어린이가 빈곤을 경험했다.

5명의 자녀를 둔 에식스 공무원 앤은 최근 식비가 85파운드에서 130파운드로 올랐고 방학기간에는 보육비로 하루에 56파운드, 방학 캠프 비용으로 120파운드를 지출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휴가를 보낸 여유는 없다”면서 “우리는 강한 강한 관계를 가지고 있고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지만 지금은 생존을 우선시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