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빈살만, 수소 오아시스 협력 이니셔티브 등 5건 체결 임석
에너지·인프라 등 MOU 51건 체결…23일에도 체결 이어져
530만배럴 원유 비축 계약…현대차, 자동차 조립공장 설립
대통령실 “양국 관계, 정치·안보·첨단 기술 분야로 횡적 확대”
[헤럴드경제(리야드)=최은지 기자]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와 정상회담을 계기로 총 60여건의 양해각서(MOU) 및 계약을 체결해 약 21조원(156억 달러) 규모의 성과를 거뒀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22일(현지시간) 오후 리야드 프레스센터에서 “이번 순방 기간 중에 한-사우디 투자 포럼,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 등 여러 계기를 통해 총 60여개의 문건이 체결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모하메드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약 40조원(290억 달러) 규모의 26건의 MOU까지 합하면 총 61조원(446억 달러) 규모의 수출 수주 MOU가 체결된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MOU 및 계약으로 에너지, 건설 인프라, 제조업, 수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체결돼 실질적인 성과를 일구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 차장은 “건설과 원유라는 매개를 통해 발전해 온 한-사우디 양자 관계가 이제 1차 협력 방정식을 벗어나 복합 다층적인 협력 관계로 진화해 나가는 전환기에 들어섰다”며 “에너지와 인프라에 집중됐던 양국 협력 분야가 정치, 안보, 사이버 분야, 첨단 기술, 인적 교류 분야로 횡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이날 야마마궁에서 열린 정상회담 후 ▷외교관·관용 여권 소지자에 대한 사증 면제 협정 ▷한-사우디 전략파트너십 위원회 설립 MOU ▷수소 오아시스 협력 이니셔티브 MOU ▷통계분야 협력에 관한 이행 프로그램 MOU ▷식품 및 의료제품 분야 협력 MOU 등 총 5건에 대한 서명식에 임석했다.
김 차장은 “수소를 자동차 등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기술에 강점을 지닌 한국과, 에너지 자원이 풍부해 수소를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사우디가 상호 호혜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수소 경제를 실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서 개최된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현대자동차그룹과 사우디 국부펀드는 약 5400억원(4억 달러) 규모를 합작 투자해 현지에 자동차 조립공장을 설립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킹 압둘라 경제단지에 건설되는 이 자동차 공장은 2026년부터 연간 5만대의 전기차와 내연차를 양산할 계획으로, 우리의 중동 내 첫 전기차 생산기지라는 의미가 있다. 한전, 포스코홀딩스, 롯데케미칼과 아람코는 블루암모니아 생산 사업 협력에 대한 의향서를 체결했다. 이밖에 양국은 에너지·전력(7건), 인프라·플랜트(8건), 첨단산업·제조업(19건), 스마트팜 등 신산업(10건), 기타(2건) 등 MOU 및 계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한국석유공사는 사우디 아람코와 ‘원유공동비축계약’을 체결했다. 아람코는 2028년까지 53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울산 비축기지에 저장·판매하게 되는데, 국내 석유 수급 비상시에 비축된 아람코 원유를 우선 구매할 수 있는 권리와 함께 5년 임대기간 동안 대여수익도 보장받게 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지난해 체결된 290억 달러 규모 계약과 MOU에 대한 후속조치가 논의됐다. 지난해 11월 이후 S-Oil의 샤힌 프로젝트 착공(9조3000억원)과 현대로템의 네옴 수소철도 입찰 참여(60억 달러) 추진, 터보윈의 300만 달러 규모 합작법인 설립계약 체결 후속조치가 공개됐었다.
이번 정상회담은 이외에 ▷삼성물산-사우디 국부펀드 간 네옴 옥사곤 모듈러 시장 공장 투자 관련 공동사업협약(45억 달러) ▷한전-사파니아 열병합 사업 입찰 참여(7억 달러)를 위한 사우디 파트너사와 MOU ▷산업용밸브를 제조하는 비엠티와 사우디 기업 간 합작법인 설립계약(2200만 달러) 등이 구체화됐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불과 1년도 안 되는 기간 290억 달러 중 약 60% 이상이 구체적인 사업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