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커피가 품절?”…스타벅스 신메뉴, 뭐가 들었길래 [식탐]
스타벅스 코리아의 가을 신메뉴인 ‘마롱 헤이즐넛 라떼’ 육성연 기자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벌써 커피가 품절됐다구요?”

오후 2시. 최근 서울 중구 약수역 근처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40대 김모 씨는 매장 직원의 말에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진열대 제품이 아닌, 커피 메뉴에서 ‘품절’ 상황을 겪어보긴 처음 ”이라고 말했다.

현재 스타벅스 코리아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고객님의 성원에 힘입어 일부 매장은 음료가 품절됐습니다’라는 공지문을 올린 상태다. 인기리에 판매중인 이 신메뉴는 ‘마롱 헤이즐넛 라떼’로, 커피의 달콤고소한 맛을 책임지는 것은 바로 제철인 ‘밤’이다.

음료·빵·잼까지…식품업계 ‘가을 스타’ 된 밤

“벌써 커피가 품절?”…스타벅스 신메뉴, 뭐가 들었길래 [식탐]
스타벅스 코리아 애플리케이션에 공지된 신메뉴 일부 매장 품절 안내문 [스타벅스 코리아 애플리케이션 캡처]

스타벅스 관계자는 “마롱 헤이즐넛 라떼는 출시 첫날에만 7만 잔이 넘게 팔릴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면서 음료 제조에 필요한 재료가 소진돼 품절됐다. 이후 추가 생산분이 순차적으로 매장에 입고됐으나, 입고가 되는 즉시 품절이 되기도 한다. 남은 가을 프로모션 기간 동안 안정적인 재료 확보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가 선보인 마롱 헤이즐넛 라떼는 밤 특유의 풍미가 강한 시즌 음료다. 가을철 식음료업계가 경쟁적으로 출시하는 신메뉴 중에는 이처럼 밤을 이용한 메뉴들이 많다. 밤은 가을하면 떠올려지는 ‘따뜻함’과 ‘노란색’, 그리고 ‘달콤함’의 요소를 모두 갖췄기 때문이다.

할리스 역시 가을 신메뉴로 라떼에 보늬밤 크림을 올린 ‘보늬밤 크림라떼’를 출시했으며, 공차코리아는 우롱티에 밤 퓨레(puree)를 넣은 ‘몽블랑 음료’ 2종을 출시했다.

“벌써 커피가 품절?”…스타벅스 신메뉴, 뭐가 들었길래 [식탐]
뚜레쥬르 매장에 진열된 가을 신메뉴 ‘밤을 담은 밤팥크림빵’ 육성연 기자

베이커리 전문점에서도 밤이 빠질 수 없다. 뚜레쥬르는 통밤과 밤크림을 이용한 ‘밤을 담은 밤팥크림빵’과 ‘마롱 크림롤’을 출시했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매 시즌 제철 재료 등을 활용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가을 대표 식재료인 밤은 특유의 고소한 맛과 은은한 풍미가 크림, 통팥, 패스트리 등 어디에서나 조화롭게 어우러진다”고 말했다.

호텔에서도 밤은 가을 디저트의 주인공으로 활약한다. 대표적으로 프랑스 디저트인 ‘몽블랑 케이크’는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등 여러 호텔에서 가을 신메뉴로 선보여지고 있다.

국내산 보늬밤 · 밤잼…유행 밤 트렌드

“벌써 커피가 품절?”…스타벅스 신메뉴, 뭐가 들었길래 [식탐]
화려한 튜브형 패키지가 특징인 프랑스 밤잼 브랜드 ‘크렘드마롱(Crème de Marrons)’ [네이버쇼핑 캡처]

해마다 밤은 가을 신메뉴로 활용되고 있으나, 최근에는 보다 ‘새롭고’, ‘고급스러운’ 트렌드가 강해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메뉴명에서도 반영되고 있다. 일반적인 ‘밤’ 대신 ‘국내산 보늬밤’ 또는 ‘마롱’ 이란 단어를 사용한 신메뉴가 자주 등장한다.

‘보늬’는 밤·도토리·땅콩 등의 얇은 속껍질을 일컫는 순우리말로, 주로 밤에 이용된다. ‘보늬밤’ 메뉴는 밤의 속껍질인 율피를 그대로 두고 조리하기 때문에 그만큼 영양소 손실이 적다. 즉 ‘국내산 보늬밤’은 영양소가 더욱 풍부하면서도 신선한 국내산임을 강조한 메뉴다.

‘마롱(marron)’은 밤을 뜻하는 프랑스어다. 보다 이국적인 이미지 또는 프랑스 디저트의 전문성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밤을 이용한 특정 브랜드나 레시피의 유행도 최근 트렌드의 특징이다. 특히 프랑스 ‘국민 밤잼’ 브랜드 크렘드마롱(Crème de Marrons)의 인기는 국내에서는 다소 낯설었던 밤잼의 유행에 영향을 미쳤다. TV 예능을 통해 연예인들의 핫 아이템으로 등장하면서 ‘튜브로 짜먹는 밤잼’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밤잼은 프랑스인들이 즐겨먹는 잼으로, 바게트, 토스트 등의 빵에 스프레드처럼 사용하거나 담백한 크래커에 발라먹어도 좋다. 시럽 대신 우유에 넣어 먹기도 한다.

레시피 중에서는 ‘타락죽’과 ‘보늬밤 조림’이 인기다. 타락죽은 우유에 쌀을 갈아 끓인 죽으로, 밤을 넣어 만들면 은은한 달콤함이 더해진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보늬밤 조림’ 레시피의 공유가 활발하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 등장한 후 주목받기 시작한 이 레시피는 익힌 보늬밤에 설탕과 간장을 넣고 끓여서 만든다. 파이나 식빵 등에 넣거나 그릭요거트에 올려 먹기도 하며, 티와 함께 곁들여 먹는 고급 디저트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가을 피부에 좋은 영양소 가득”

“벌써 커피가 품절?”…스타벅스 신메뉴, 뭐가 들었길래 [식탐]
‘보늬밤 조림’ [우리의식탁 제공]

고급 이미지를 더해 보다 새로운 음식에 활용되고 있는 밤은 영양소 측면에서도 우수한 식재료다. 식이섬유, 필수지방산, 칼슘, 단백질 등의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으며, 비타민 C도 풍부하다.

밤은 가을철 피부관리에 좋은 식품인데, 특히 보늬밤 요리는 피부에 도움을 주는 레시피다. 마스크팩에 율피가루가 사용될 만큼 율피에는 모공 축소에 도움을 주는 탄닌 성분이 다량 들어있다.

“벌써 커피가 품절?”…스타벅스 신메뉴, 뭐가 들었길래 [식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