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병 앓고 있다…가족에게 인계”

“히잡 문제로 공격 당하자 항의한 것”

대학 측 “단속은 사실이나 폭행 無”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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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 캡처]

이란에서 히잡 미착용 단속에 항의하며 속옷 시위를 벌였던 여대생이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란 관리들은 이 여학생이 ‘아프다’며 가족에게 인계했다.

이란 사법부 아스가르 자한기르 대변인은 “그녀가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가족에게 인계되었다”며 “법적 소송은 제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2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아자드 대학교 캠퍼스에서 한 여대생이 속옷 차림으로 다니다 체포됐다.

외신에 따르면 이 여학생은 도덕경찰이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옷을 찢자 이에 항의해 속옷 차림으로 캠퍼스를 누빈 것으로 전해했다.

대학측은 “여대생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며 사법 당국에 넘겨져 구금됐다.

그가 구금된 뒤 프랑스 파리의 이란 대사관측은 6일 이 여학생이 전문치료 센터로 이송되었다고 밝혔다.

대사관측은 “문제의 학생은 심리적 취약성을 겪고 있으며, 응급 사회 복지 서비스 구급차를 통해 전문 치료 센터로 이송되었다”고 말했다.

이 젊은 여성의 행방과 복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활동가들은 당국이 그녀를 정신병원에 가두는 것을 우려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인권 운동가들은 이란 당국이 이슬람 제도에 반대하는 여성들을 정신병원으로 보낸 사례가 과거에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여성들에게 목과 머리를 가린 옷차림을 의무화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이란 당국이 의무적인 히잡 착용 거부를 치료가 필요한 정신 질환으로 간주하는 것을 이전에 문서화했다”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수 년 동안 이란에서 의무적인 히잡 착용을 폐지하기 위해 노력해 온 미국의 야당 운동가 마시 알리네자드는 “구금된 여학생이 정신적으로 건강할 뿐만 아니라 기쁨과 활력으로 가득 찬 활기차고 용감한 여성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22년 9월 이란에서는 22세의 이란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여성 복장 규정 위반 혐의로 구금 중 사망한 이후 수개월 동안 전국적인 시위가 벌어졌다.

수십 명의 경비 인력을 포함한 수백 명의 사람들이 폭동으로 사망했고, 수천 명의 시위대가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