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2일 코스닥 ‘반도체’ 지수 3.05% 상승…소부장株 강세
한 달 전 급락세서 반등…“전공정·HBM 공정 관련 종목 주목”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최근 한 달간 부진을 면치 못헀던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주 주가가 올 3분기 ‘깜짝 실적’으로 모처럼 주가 급등세를 탄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 덕분에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찍고 본격적인 상승 곡선을 그리는 변곡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것을 삼성전자 3분기 실적이 증명해낸 만큼, 반도체 소부장주 주가 역시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반도체 소부장주 137개 종목으로 구성된 ‘반도체’ 지수는 최근 3일간(10~12일) 3.05% 상승했다. 이전 한 달 간(9월 6일~10월 6일) 등락률이 -10.46%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정반대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최근 3일간 ‘반도체’지수가 기록한 상승률은 한국거래소가 분류한 코스닥 시장 내 업종별 51개 산업지수 중 14위로 상위 3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한 달 정도 하락세를 보이던 반도체 소부장주 주가가 최근 들어 반등하기 시작한 것은 반도체 섹터 ‘대장주’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에 큰 호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0일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생산 공장에 대한 미국산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를 무기한 유예한다는 소식이 들린 데 이어, 다음 날인 11일엔 삼성전자가 3분기 영업이익이 2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58.2% 늘었다고 밝혔다. 직전 분기의 6700억원보다는 3배 이상 증가한 수치인데다, 당초 증권사들이 내놓은 예상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웃돈 것도 투자심리를 크게 자극했다. 이번 영업이익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1조8396억원,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조421억원을 각각 30.46%, 17.53% 상회했다.
지난 한 달 간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과 차익 실현 매물의 출회 때문에 주가가 조정을 받았던 주요 소부장 기업들의 주가는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초 기대했던 반도체 경기 반등 예상 시점이 자꾸 뒤로 미뤄지면서 실망감에 주식을 매도하는 매물이 많았다”며 “최근 주목 받는 인공지능(AI)용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관련해 올랐던 주가가 되돌림세에 소부장주 주가가 직격탄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주요 반도체 소부장주의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이전 한 달 간(9월 6일~10월 6일) -21.09%의 변동률을 기록한 ISC를 비롯해 이오테크닉스(-17.48%), 하나마이크론(-14.67%), HPSP(-10.04%), 솔브레인(-3.17%), 주성엔지니어링(-1.79%) 등의 주가 모두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최근 3일간(10~12일) 각 종목의 주가 변동률은 ISC 13.10%, 이오테크닉스 10.81%, 하나마이크론 4.15%, HPSP 3.30% 등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솔브레인(4.59%), 주성엔지니어링(7.29%) 등은 하락한 주가보다 상승률이 더 크게 나타나기도 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칩 최선단 미세화와 관련한 기술 투자의 수혜를 받을 것이란 기대로 웨이퍼 제작, 노광, 식각 등과 관련된 ‘전공정’ 소부장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진 추세”라고 분석했다.
HBM 공정과 관련된 반도체 소부장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공정 미세화와 고집적화로 어드밴스드 패키징(AVP)과 후공정 시장의 성장 및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특히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되는 HBM은 공정의 중요도가 높아 이와 관련된 공급망(Supply chain)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