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제한폭 확대 이후 상장한 25곳 중 12곳 공모가 하회
수요예측 흥행에도 버넥트·시지트로닉스·빅텐츠 하락
상장 당일 변동성 축소 전망…대어 입성으로 훈풍 기대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하반기 새내기주 가운데 절반은 주가가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당일 가격 제한폭이 확대하면서 일부 종목은 시장 입성 첫날 200% 넘는 주가 상승률을 보였으나,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 당일 가격 제한폭이 공모가의 60~400%로 확대된 뒤 상장한 25개 기업 중 12곳의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했다. 11일 종가 기준 버넥트 주가는 40.81% 내려 가장 크게 하락했고 시지트로닉스와 빅텐츠가 각각 39.76%, 31% 내리며 그 뒤를 이었다.
수요예측 흥행에 공모가를 높게 확정한 기업들도 주가가 줄줄이 내렸다. 하락률 상위 3곳 모두 공모 희망 밴드 상단 혹은 초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IPO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25개 종목 중 3곳만이 희망 밴드 이하로 공모가를 결정했지만, 이같은 기세가 주가 흐름까지 이어지진 못한 것이다.
상장 당일 주가가 크게 뛰면서 첫 거래일 종가 대비 주가가 상승한 기업은 5곳에 그쳤다. 특히, 첫날 주가가 100% 넘게 급등했던 기업들은 현재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필에너지는 상장 당일 공모가보다 237.06% 오른 11만4600원(수정주가 미적용)까지 급등했으나 이후 75.74% 내렸다. 상장 첫날 200% 넘게 뛰었던 시큐센은 55.68% 하락했고 133.33% 상승했던 이노시뮬레이션은 60% 내렸다. 이에 따라 상장 첫날 추격 매수 시 손실 폭은 더욱 클 수 있다.
한편, 코스피 ‘대어’들의 입성으로 훈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격제한폭 확대 후 시간이 흐르면서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상장한 두산로보틱스에 이어 시가총액이 2~3조원 대의 서울보증보험,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박세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규상장 가격제한폭 확대로 인한 시가 수익률 변동성은 점점 안정기에 접어들 것으로 판단한다”며 “올해 IPO 대어인 두산로보틱스가 상장 흥행에 성공하면서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서울보증보험 등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어급 기업이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공모금액 및 시가총액이 과거 평균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IPO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의 성공 여부와 진행 상황에 따라 내년을 목표로 대어급 기업의 추가 상장 추진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