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이 컨센서스 절반 수준

에코프로·비엠 ‘어닝쇼크’…개미들 눈물 “믿을 건 실적이라더니”[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리튬 가격 하락 여파에 따른 양극재 업황 악화로 올해 3분기 '에코프로그룹 3형제'의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최근 겨우 진정됐던 개인투자자들의 '에코프로 팔자'가 재연될 것으로 우려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직전 거래일인 지난 13일 에코프로 종가는 전날보다 4.58% 내린 83만3000원이었다. 에코프로비엠은 3.15% 떨어진 24만6000원을, 에코프로에이치엔은 3.76% 하락한 6만9100원을 기록했다.

같은날 장 마감후 에코프로는 올해 3분기 실적이 매출 1조9045억원, 영업이익 65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7%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68.9% 줄었다.

에코프로비엠은 3분기 실적이 매출 1조8033억원, 영업이익 45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67.6% 감소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매출 654억원, 영업이익 11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은 7.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1.8% 줄었다.

에코프로그룹은 시장 예상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냈다. 에코프로의 경우 최근 3개월간 유일하게 리포트를 낸 하나증권에서 3분기 매출 2조1650억원, 1390억원을 예상했는데, 이를 토대로도 에코프로 주식에 대한 '매도' 의견을 유지한 반면 실제 실적은 여기에도 훨씬 미치지 못했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도 실적 컨센서스(최근 3개월 3개 증권사 이상 추정치의 합)는 매출이 2조103억원, 영업이익 940억원이었는데, 실제 영업이익은 459억원으로 절반 수준이었다.

투자자들도 동요하고 있다. 이날 에코프로 종목 토론방에는 "믿을 건 실적인 종목이라더니 그동안 개미 뒤통수 친 거 아닌가", "영업이익 650억원 회사가 시가총액 22조원, 너무 지나쳤다" 등 에코프로 실적을 두고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올라왔다.

특히 최근 개인들은 에코프로 주식의 등락과 상관없이 지난달 말부터 대거 매도에 나서다 12~13일 진정세를 맞았지만, '어닝 쇼크' 이후 '에코프로 팔자'가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에코프로그룹의 실적 성장세가 한풀 꺾인 것은 원재료 가격 하락과 전기차 수요 둔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 양극재 업체들은 해외에서 원재료인 니켈·리튬 등을 수입한 뒤 이를 가공해 양극재로 만들어 판매한다. 배터리셀 제조사에 납품하는 양극재 가격은 원자재 가격과 연동되는 구조인 만큼, 광물 가격이 내려가면 양극재 판가도 낮아져 실적이 줄어든다. 국내 2차전지 소재 업체들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용 양극재의 핵심 원자재인 수산화리튬 가격은 최근 3개월 새 30% 가까이 내렸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튬과 니켈 등 원재료 가격은 하락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리튬 가격의 저점은 t당 3만 달러로 추정하는데, 10월까지 내림세가 이어져 리튬 제련 마진이 크게 줄면 리튬 생산자들이 공급량 조절에 나서며 차차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코프로·비엠 ‘어닝쇼크’…개미들 눈물 “믿을 건 실적이라더니”[투자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