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월 CPI 전년比 3.7% 상승…전문가 예상치 상회

CPI·장기 국채 금리 상승에 美 증시 3대 지수 ↓

“11월 FOMC 금리 동결 가능성 88.2%”

‘기준금리 7%’면 내 대출 금리는 대체 얼마?…끈적한 물가에 파월 ‘매파’ 본색 드러낼까 [투자360]
[AFP,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끈적함(sticky)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는 모양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주목하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주거비, 휘발유 가격 강세 여파로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여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할까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물가 지표 중 연준이 중요시하는 부문의 내림세를 지속한데다 미 장기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연준 내 ‘비둘기(완화 선호)’파 인사들의 발언이 나오고 있다는 점은 추가 긴축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내 추가 금리 인상에서 더 나아가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이 최악의 시나리오처럼 언급했던 ‘기준금리 7%’가 현실화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美 9월 CPI 전년比 3.7% 상승…전문가 예상치 상회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9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3.7% 상승, 지난 8월과 같은 상승률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6%)를 소폭 웃돈 결과다.

전월 대비로는 0.4% 상승해 지난달(0.6%) 대비 상승 폭을 줄였다. 그러나 전월 대비 상승률 역시 전문가 예상치(0.3%)를 상회했다.

주목할 점은 연준이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지을 때 눈여겨보는 지표 중 하나인 근원 CPI(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가 전년 대비 4.1% 올라 둔화세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라 시장 예상치에도 부합했다.

CPI·장기 국채 금리 상승에 美 증시 3대 지수 ↓

이날 결과를 두고 미 뉴욕증시는 5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12일(현지시간)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3.73포인트(0.51%) 하락한 3만3631.1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7.34포인트(0.62%) 떨어진 4349.61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85.46포인트(0.63%) 밀린 1만3574.22로 장을 마감했다.

에버코의의 크리슈나 구하 애널리스트는 “9월 미 CPI가 연준에 좋은 보고서는 아니다. 최근 몇달간의 수익률(금리) 상승에도 예상보다 강한 성장 환경으로 인플레이션 둔화와 노동시장 재조정이 고르지 못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물가 지표가 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 노력을 복잡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하락세는 물가 지표 발표 후 반등세로 돌아선 미 국채금리도 한 몫 거들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13bp(1bp=0.01%포인트)가량 오른 4.70%를, 2년물 국채금리는 7bp가량 상승한 5.07%를 기록했다. 30년물 국채금리도 17bp가량 상승한 4.86%를 나타냈다. 장기 금리의 상승세가 재개되면서 주가도 오후로 갈수록 하락 압력을 받았다.

“11월 FOMC 금리 동결 가능성 88.2%”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오는 31일(현지시간)부터 11월 1일(현지시간)까지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쏠리고 있다.

추가적인 금리 인상 여부를 판단하는데 기준이 될 각종 지표가 혼재된 상황이 벌어졌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판단을 어렵게 만드는 지점이다. 이에 대해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날 생산자물가지수(PPI)에 이어 이날 CPI까지 인플레이션의 끈적함이 또 한번 증명됐다”며 “근원 CPI가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는 점과 더불어 미 장기 국채 금리가 반등했다는 점에서 연준이 차기 FOMC를 통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주목 받던 ‘비둘기’파 연준 인사들의 의견 표출이 잦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2일(현지시간) 한 행사를 앞두고 준비한 발언에서 “장기금리의 상승이 금융 환경을 일부 긴축시킨다”며 “이러한 흐름이 계속되면 단기적으로 추가 긴축 필요성이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나온 물가 지표는 물가 안정 회복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상기시킨다”고 언급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11월에 기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88.2%를,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11.8%를 기록했다. 94%대에 달했던 전날에 비해선 수치가 낮아졌지만 여전히 ‘동결’에 무게가 실린 셈이다.

다만, 12월 회의까지 기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65.6%,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31.4%를 기록했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기준금리 7%대’도 가능하다는 다이먼 회장의 발언은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까지 확대되며 경기 침체 우려가 나오는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현실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는 않은 상황이라 본다”며 “다만, 연준이 목표로 하는 2%대 물가 상승률에 도달하기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고금리 기조가 더 장기화될 가능성은 상당하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내릴만큼 내렸다”…레버리지 베팅에 집중하는 개미들 [투자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