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담금 늘려 인건비·복리후생 확대한 은행연합회

사회공헌사업비는 5년째 ‘20억원’으로 동결

제 식구 배만 불리는 은행연…돈 더 거두면서 사회공헌 예산은 5년째 ‘동결’[머니뭐니]
서울 중구에 위치한 은행회관.[은행연합회 제공]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수차례 ‘방만경영’ 비판을 받아 온 전국은행연합회가 매년 인건비 및 복리후생비 예산을 늘려온 가운데, 분담금의 채 10%도 되지 않는 사회공헌활동 예산은 수년째 동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은행 분담금을 평균 10억원 이상 늘려왔음에도, 이를 제 식구 배불리기에만 활용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11일 은행연합회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지난해 은행 분담금으로 2021년(323억원)보다 10억원가량 늘어난 333억원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분담금은 2019년 281억원, 2020년 301억원 등 매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올해만 8월 말까지 분담금으로 지난해 전체 액수의 90%에 달하는 305억원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제 식구 배만 불리는 은행연…돈 더 거두면서 사회공헌 예산은 5년째 ‘동결’[머니뭐니]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검증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연합]

내부 직원들에 사용되는 인건비 및 복리후생비도 따라 올랐다. 은행연합회가 매년 지출한 인건비는 ▷2018년 113억원 ▷2019년 116억원 ▷2020년 122억원 ▷2021년 128억원 ▷2022년 138억원 등으로 5년 새 25억원(22%)가량 증가했다. 매년 지출한 복리후생비 또한 ▷2018년 19억원 ▷2019년 20억원 ▷2020년 22억원 ▷ 2021년 23억원 ▷2022년 26억원 등으로 같은 기간 7억원(36%)가량 늘었다.

문제는 2019년 이후 회원사 분담금이 50억원 이상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공헌 예산의 경우 분담금의 10%도 채 되지 않는 20억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예산 편성 대비 집행률 수준도 저조하다. 은행연합회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사회공헌으로 편성된 예산 100억원 중 78억원 만을 실제 집행했다. 은행연합회는 2020년 금융위원회 감사 당시 80%대의 저조한 경비예산 집행률로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에는 20억원으로 편성된 예산 중 약 18억원가량을 사용해, 비교적 높은 집행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사회공헌예산 중 약 6억6200만원(35%) 이상을 은행권 자체 사회공헌활동 홍보비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계층 지원 및 금융교육 등 실질적인 사회공헌 금액은 예산의 절반인 1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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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자장사로 막대한 수익을 거둔 은행들에 대한 ‘공공성’ 요구가 확대되는 가운데, 같은 이익을 공유하는 은행연합회만 이를 피해간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은행연은 이전부터 수차례 회원사 분담금을 통해 과도한 인건비를 책정하고 직원복지를 남발한다는 ‘방만경영’ 비판을 받아온 바 있다. 하지만 회원사를 대상으로 한 구체적인 경영보고 체계가 없어, 공개적인 문제제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아울러 은행연합회에 대한 검사·감독 권한을 가진 금융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뒤따른다. 당국이 은행들에 대해 사회공헌 확대 및 성과급 지급 등 ‘돈잔치’ 자제를 압박하는 반면, 은행연합회에 대해서는 ‘방만경영’을 묵인한다는 지적이다.

이용우 의원은 “은행연합회 또한 국민의 호주머니로부터 나오는 은행 수익을 중점으로 운영되는 만큼, 그에 걸맞는 사회활동으로 취약계층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사회공헌 예산을 늘리고, 지원사항을 내실화해 진솔한 공헌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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