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중대법 시행 후 5번째 사망사고 발생
특정 건설사 전국 감독은 디엘이앤씨 이후 두 번째
“중대법 시행 후 사망사고 5차례 발생시 타건설사도 적용”
하반기 건설현장 사망 90여명...8월 11일 이미 전년 웃돌아
현장 1.2%만 안전점검...8명 사망한 디엘이앤씨는 아직 '수사 중'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노동당국이 이달 안에 롯데건설의 전국 모든 시공현장에 대한 일제 감독을 실시한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롯데건설 현장에서 벌써 5번째 사망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국이 특정 건설사에 대해 전국 모든 시공현정에 대해 감독을 실시하는 건 디엘이앤씨(옛 대림산업) 이후 두 번째다. 그러나 노동당국의 ‘엄정대응’ 기조에도 올 하반기 건설현장의 중대재해는 지속해서 늘고 있다. 건설현장에 대한 실제 정부 안전점검은 고작 ‘1%’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건설 전국 건설현장 일제 점검
고용노동부는 최근 시공능력순위 8위 업체인 롯데건설 경기 광명시 소재 복선전철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와 관련, 10월 안에 롯데건설 전국 모든 현장에 감독을 실시하는 등 엄중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지난 9월 22일 롯데건설 광명시 복선전철 현장에선 지하공동부 상부에서 이동식크레인(100톤) 작업용 와이어로프 정비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와이어와 함께 19m아래 지하공동구로 추락하면서 사망한 일이 발생했다.
이 사고는 롯데건설 시공현장에서 올해 발생한 4번째 중대재해다. 지난해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롯데건설 시공현장에선 총 5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해 5명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현재 고용부는 사망사고가 발생한 롯데건설 현장에 대해 작업중지를 명령하고,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고용부는 올해 50억 이상 건설현장에서 중대재해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다른 건설사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5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해당 건설사의 전국 모든 현장에 대해 감독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자기규율엔 엄중한 책임이 뒤따른다”면서 “모범을 보여야 할 대형건설사에서 반복적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사고에 대한 책임을 엄중하게 묻겠다”고 밝혔다.
올 7~9월 건설현장 사망자 이미 90여명
다만 노동당국의 일제 감독이 급증하는 건설현장의 중대재해를 줄일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다. 고용부는 지난 7월에도 디엘이앤씨 건설현장에서 근로자 1명이 콘크리트 타설 장비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이 회사가 시공하고 있는 전국 모든 현장에 대해 일제 감독을 실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바로 그 다음 달인 8월 3일과 11일 서울 서초구 재건축 공사 현장과 부산 연제구 아파트 재개발 건설 현장에서 각각 중대재해가 추가로 발생해 2명의 근로자가 사망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디엘이앤씨 건설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근로자만 8명이다.
‘엄포’가 통하지 않은 탓에 올해 9월말 현재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건설현장 사망자는 90여명에 달한다. 올해 중대재해 건수는 지난해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산업재해 사망 근로자는 644명으로 전년보다 39명(5.7%) 줄었다. 올 상반기 사망자도 289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명(9.1%) 감소했다. 그러나 8~9월 들어 건설업 사망사고가 크게 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고용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올 들어 8월 11일까지 건설현장 사망자만 79명이다. 이미 8월 중순도 되기 전에 지난 한 해 전체 사망자 수(74명)를 넘어섰다.
정부 안전점검 '1%' 수준…말로만 '엄포?'
건설현장 중대재해가 크게 늘어난 것은 ‘엄정대응’ 기조와 달리 실제 정부 안전점검 빈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국 공사현장 수는 37만5997곳이다. ‘50억 이상’ 공사현장이 1만7409곳, 내년 1월17일부터 법이 적용될 ‘50억 미만’ 공사현장은 35만5588곳이다. 하지만 이들 전체 건설현장 중 고용부 안전 감독·점검이 이뤄진 곳은 전체 1.2% 수준인 4604곳에 불과했다. 게다가 2021년부터 지난 7월까지 감독·점검이 이뤄진 3만4417곳 현장에서 감독·점검 후 90일 이내에 발생한 산업재해로 숨진 근로자 수도 56명이나 됐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근로자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 발생시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고용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벌써 8명의 근로자가 사망한 ‘중대재해 최다 발생’ 기업 디엘이앤씨의 마창민 대표이사를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지만, 첨예한 쟁점 사항과 검찰의 보완 지시 등으로 1년이 넘도록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고용부도 8명의 근로자가 사망한 이후인 지난 8월 29일에야 디엘이앤씨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한편, 중대재해처벌법 상 중대재해는 ▷사망자 1명 이상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2명 이상 ▷동일한 유해 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한 경우로 규정하고 있다. 내년 1월 17일부턴 50인 미만 사업장과 50억 미만 공사현장에도 적용될 예정이지만,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영계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등은 이를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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