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하반기 대어급 기업공개(IPO)로 기대를 모았던 두산로보틱스가 공모에서 역대급 흥행에 성공하면서 로봇 테마 투심도 살아나는 분위기다. 9월 중순 들어 급격히 오르던 로봇주도 조정 국면에 들어갔는데 두산로보틱스 상장을 계기로 다시 강세를 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지난달 26일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로봇액티브 ETF'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7.55%를 기록했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3.79%로 인덱스주식 펀드 내에서도 상위 2%에 해당됐다. ETF 주가는 연초 대비 47.58% 가까이 올랐다. 해당 펀드는 삼성전자(8.81%)와 레인보우로보틱스(8.47%)를 비중있게 담았다.
올해 초 9300원까지 내렸던 주가는 지난달 1만6000원대까지 올랐다가 현재 1만4000선으로 내려와 숨 고르기 중이다. 9월 중순 들어 조정 국면에 들어갔는데 개인투자자들은 꾸준히 사들이는 양상이다. 지난 9월 1일부터 26일까지 개인과 기관은 각각 53억원, 288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순매도도 1700만원에 그치는 수준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를 필두로 로봇주가 강세를 달리면서 ETF 수익률도 끌어올리고 있다. 앞서 증시에 입성해 로봇 대장주로 자리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경우 387.95% 뛰었다. 올 들어 신성델타테크의 주가 등락률은 약 408.97%, 현대오토에버도 90%대 상승세를 나타냈다. 해당 ETF엔 담기지 않았지만, 티로보틱스 역시 342.5%를 오르며 대세를 이어갔다.
시장에선 두산로보틱스의 상장을 계기로 로봇주가 증시 주도주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두산로보틱스는 수요예측 흥행을 바탕으로 공모가를 희망밴드(2만1000~2만6000원) 상단인 2만6000원에 확정한 데 이어 최근 일반청약에서도 33조원의 증거금을 모아 흥행 조짐을 보였다. 올 상반기 2차전지주가 증시를 이끌었다면 올 4분기에는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산업 테마가 부상한다는 것이다.
로봇 테마는 중장기 관점에서도 투자 매력이 높다는 평가가 많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구 감소 등 사회 구조적인 변화 속에서 자동화 수요는 앞으로도 더욱 커지고 AI 등 로봇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더욱 다양한 로봇이 활용될 것"이라며 "로봇 산업은 단기적인 테마가 아닌, 중장기적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로봇 기업들의 실적에선 판매채널 확보가 중요한 관건으로 꼽힌다. 양 연구원은 "로봇 산업에서는 수요자가 직접 로봇 공급자로부터 로봇을 구매하는 게 아니라 SI(System Integrator) 업체를 통해 도입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라며 "판매채널인 SI 파트너를 다수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국내 주요 기업 중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기준 국내외 89개의 판매 채널을 보유하고 향후 2027년까지 273개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경우 국내외 약 50~60개의 판매채널 보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