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 2공구 시공권 노리던 롯데건설, 최근 실격처리
수의계약 과정서 총 공사비용 예상가격보다 높게 제시
서울시 “공사비용 올려서 재입찰 공고 나설 것”
시공사 선정시기 기약할 수 없어…GTX 사업 차질 우려도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영동대로 지하공간에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역사와 상업시설을 만드는 사업이 최근 빠르게 오른 공사비 탓에 10개월간 시공사 선정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서울시는 조만간 공사비를 증액해 재입찰에 나서겠다는 입장인데 시공사 선정시기를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칫 GTX 계획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건설업계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달 서울시와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2공구사업을 수의계약하는 과정에서 실격 처리된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건설은 시가 제안한 총 공사비 2928억원의 추정금액보다 수백억원을 더 높게 투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공고 당시 설명서에 ‘총 공사예산 범위 내에서 기술제안서 및 가격입찰서를 제출하시기 바란다’는 문구가 있었음에도 롯데건설이 수백억원을 더 높게 제안했고, 서울시는 규정상 실격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측은 3차례의 단독 입찰 때까지 확인할 수 없었던 도면을 최종 수의계약 과정에서 현장설명회를 통해 확인하고, 도면을 토대로 설계 후 추정금액을 확인했을 때는 시가 제안한 금액 2928억원으로는 도저히 공사가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서울시는 결국 롯데건설을 실격 처리하고 재입찰 공고를 통해 다시 시공사 선정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여러 대형 건설사를 불러 참가홍보회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총 공사비용이 낮다는 것에 공감해 비용을 증액할 방침”이라면서 “견적을 받고 표준시장단가를 다시 적용해 11월 중 재공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부터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시작했음에도 아직 공사업체를 찾지 못하자 일각에서는 GTX 개통 연기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영동대로 2공구사업은 지하철 삼성역을 증설하고 GTX 복합환승센터와 연계하는 등 까다로운 공사가 산적한 구간이다. 이런 상황에도 애초 예상했던 시기보다 시공사 선정시기가 많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GTX 개통이 늦어지는 상황이 없도록 최대한 일정을 맞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사는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9호선 봉은사역 사이 영동대로 약 1㎞ 구간 지하에 환승센터 등을 짓는 공사다. 폭 73m, 깊이 53m(지하 7층)까지 파고 내려가 5개 철도교통 환승공간(지하 4~7층)과 공공상업공간(지하 2~3층)을 조성한다. 기존 도로는 지하화(지하 1층)하고, 그 위 지상에는 녹지광장(1만 8000㎡)이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시설 면적이 약 22만㎡에 달한다.
1조1000억원에 달하는 토목공사 입찰은 재작년 완료해 이미 공사 중이다. 현재 토목 1∼4공구 중 1공구는 DL이앤씨, 2∼3공구는 현대건설, 4공구는 롯데건설이 각각 낙찰자로 선정돼 시공 중이다.
롯데건설이 실격 처리된 이번 시공 건은 내부 마감 등을 하는 건설공사 입찰이다. 1공구인 코엑스사거리에서 글로벌비지니스센터(GBC) 종점부는 3274억원의 총 공사비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수의계약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19일 평가심의를 진행했다. 2공구는 GBC 종점부에서 휘문고교까지의 범위다.
애초 계획은 올해 중순 낙찰자를 결정하고 1년3개월의 설계와 4년의 공사기간을 합해 2028년 가을쯤 완공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