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中 보조금 조사 착수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대대적인 보조금 조사에 착수한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유럽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 중국 전기차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서 한 연례 정책연설에서 역내로 수입되는 중국산 전기차를 대상으로 ‘반(反)보조금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시장은 지금 값싼 중국산 전기차로 넘쳐나고 있고, 막대한 국가 보조금으로 인해 인위적으로 낮게 책정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중국의 보조금 살포 정책이 시장가격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역내 시장에서 이러한 왜곡을 받아들이지 않듯, 역외에서도 이런 관행은 받아들여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약 9개월에 걸쳐 진행될 이번 조사는 경쟁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과징금 등 제재를 부과하는 반독점 조사와 유사한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기차가 친환경 사업의 중요 분야로 떠오른 가운데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이 ‘글로벌 보조금 경쟁’으로 시장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우려를 고려한 조처로 보인다.

또한 유럽 전기차 산업이 앞서 값싼 중국 수입품에 의해 무너진 태양광 산업의 전철을 밟는 것을 선제적으로 막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로랑스 부네 프랑스 유럽장관은 “우리는 태양광 전지 시장에서 일어난 것처럼 과도한 보조금을 받는 전기차가 시장에 범람하는 것을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산 전기차의 유럽 시장 내 점유율은 약 8%로 아직 미미하지만 2년 내에 15% 가량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EU의 자동차 산업은 1400만명을 고용하는 중요한 산업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이 보조금을 통해 유럽에 수출하는 전기차 가격을 약 20% 가량 낮추고 있다며 유럽 내 제조사들의 피해가 확인되면 10~15%의 관세가 추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걸음 더 나아가 미국이 이미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하고 있는 27.5% 수준의 관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 정부도 보복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U 주재 중국상공회의소는 홈페이지의 성명을 통해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다양한 소비자 선호도를 충족하는 다양한 전기차를 제공해 호평을 받고 있다”며 “이는 ‘막대한 국가 보조금’의 산물이 아니다”고 밝혔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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