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올 상반기에 자동차보험에서 5000억원 넘는 흑자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보다 낮아진 손해율 덕분으로, 하반기에도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보험료가 추가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자동차보험 사업실적(잠정치)’에 따르면, 12개 손보사가 상반기에 판매한 자동차보험 매출액은 10조6385억원으로 집계됐다. 자동차보험 가입대수 증가에 따라 전년 동기(10조3731억원)에 비해 2.6%(2654억원) 늘어난 수치다.
대형 4개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의 시장 점유율이 85.2%로 지난해 말보다 0.3%포인트 확대되는 등 과점 구조가 계속해서 심화되고 있다. 4개사 외에 점유율이 증가한 손보사는 온라인전업사인 캐롯손해보험(1.3→1.6%)이 유일하다.
채널별 판매비중은 대면채널이 여전히 50.1%로 절반 이상을 유지한 가운데, CM(온라인)채널이 33.5%로 치고 올라왔다. 대면채널 비중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2.3%포인트 감소한 반면, CM채널은 2.3%포인트 확대됐다. TM(텔레마케팅)채널은 16.4%로 변동이 없었다.
자동차보험의 상반기 보험손익은 5559억원으로, 2021년부터 흑자 기조를 지속했다. 다만 사고율 증가와 연초 진행된 자동차보험료 인하 등의 영향으로 흑자 규모는 전년 동기(6265억원) 대비 11.3%(706억원) 감소했다.
상반기 손해율(발생손해액/경과보험료)은 78.0%로 적정 손해율(78~82%) 구간에 들어갔다. 이는 1년 전(77.1%)보다 0.9%포인트 상승한 것이지만 코로나19 이전 대비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실제로 2019년과 2020년의 상반기 손해율만 해도 각각 87.7%, 84.5%에 달했었다.
또 순사업비를 경과보험료로 나눈 사업비율은 상반기 16.2%로 1년 전과 동일한 수준을 보였다.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모두 고려한 합산비율은 94.2%로 전년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은 상반기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양호한 수준을 나타내며 손보사들이 흑자를 본 데 대해, 이러한 손해율 추세가 이어질 경우 추가 보험료 인하 등 제도개선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보험료 인하 효과 누적 등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도 손해율이 상반기와 같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경우, 영업실적을 기초로 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보험료 조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보상기준을 합리화하는 등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