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간병보험 중복가입 원천 차단된다…업계, 자정 논의[머니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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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최근 간호·간병보험 경쟁이 과열되며 금융감독원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자, 업계에서 자정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보험사 간 정보 공유를 통해 중복 가입을 차단하는 방안도 조만간 시행될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손해보험사들은 간호·간병보험 중복 가입을 막기 위해 한국신용정보원을 통해 타사 가입 정보를 확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간호·간병보험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비용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서비스 이용 일당을 10만~20만원으로 높인 상품이 잇따라 출시됐다.

신용정보원에는 보험사의 계약정보가 집적되기 때문에 가입내역을 확인할 수 있지만, 간호·간병보험의 경우 아직 데이터를 취합하지 않아 중복 가입 여부를 가려내기 어려웠다.

이로 인해 간호·간병보험 중복 가입이 가능하다는 점을 노린 소비자가 일부러 여러 보험사 상품에 가입해 보험금을 편취하려는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향후 신용정보원에 관련 시스템이 구축되면 타사의 간호·간병보험 가입자를 걸러낼 수 있어 손쉽게 중복 가입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용정보원과 보험사들 간에 관련 논의가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안다”며 “기존 시스템에 간호·간병 보장 관련 코드만 추가하면 되기 때문에 시행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발적으로 자정 노력에 나선 보험사도 있다. 삼성화재는 간호·간병보험 가입자의 손해율 분석을 통해 설계사, 간병인, 주부, 무직, 요양보호사 등 5개 직업군에 대해 가입한도 축소를 결정했다. 이들 직업군의 간호·간병 일당은 이날부터 10만원에서 3만원으로 줄어든다.

업계에서는 다른 보험사들로도 이런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들이 간호·간병보험을 경쟁적으로 판매하기는 했지만,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커지고 있다”며 “공감대가 만들어진 만큼, 다른 보험사도 한도나 보장범위를 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최근 주요 손해보험사의 간호·간병보험 현황을 파악한 뒤 보험사들에 간호·간병보험 과열 경쟁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건강보험의 특정 담보가 주계약인 것처럼 소비자들이 오인할 수 있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이용대상을 충분히 알지 못하고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에 과열 경쟁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고, 보험사들도 자정하려는 분위기인 것으로 안다”며 “이 상품이 부당승환계약 등 용도로 사용되지 않는지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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