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국 의원 “한은이 정부 재정부담까지 떠안아” 지적

“한국 환율 변동성 16개국 중 2위…외평기금 손대는 정부 한은에 부담”[머니뭐니]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올 상반기 우리나라 환율 변동성이 세계 주요 선진국 및 아시아 신흥국 16개국을 통틀어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난 가운데, 정부가 세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 재원을 활용하는 것은 중앙은행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홍성국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와 2분기 미 달러화 대비 원화의 전일대비 변동률은 각각 0.54%, 0.43%였다.

1분기와 2분기 모두 7개 주요 선진국(G7)과 아시아 9개 신흥국을 통틀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G7 국가의 평균값인 0.45%(1분기), 0.35%(2분기)를 상회했다.

변동성 리스크에서 선진국보다 훨씬 양호한 수준을 보인 아시아 신흥국과는 큰 격차를 보였다. 한국을 제외한 신흥국의 평균 환율변동성은 0.32%(1분기), 0.23%(2분기)였다.

1위는 전 세계 주요국과 달리 미 연준과 통화정책을 탈동조화(디커플링)하며 완화적 기조를 유지한 일본(1분기 0.58%, 2분기 0.45%)이었다.

또한 올 상반기 원/달러 환율의 내재변동성(옵션 1개월물 기준)은 10.46%로 집계됐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내재변동성이 다소 완화된 모습이지만, 4월까지 두 자릿수를 기록했으며 최근에는 6월 이후 오름세가 관측됐다.

월별로는 1월 11.34%, 2월 10.73%, 3월 11.80%, 4월 10.72%, 5월 9.46%, 6월 8.67%, 7월 9.27%, 8월 9.49%를 기록했다.

내재변동성은 통화옵션 가격을 이용해 변동성을 역으로 시산한 지표로, 향후 변동성에 대한 시장 기대를 반영하는 선행지수다. 내재변동성이 약 6년 만에 두 자릿수로 상승한 지난해 3분기에는 한국은행이 환율방어를 위해 외환보유고에서 175억 달러를 넘게 내다 팔기도 했다.

홍 의원은 “우리 외환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이 환율변동성에 반영된 것”이라며 “고강도 긴축 속에서 홀로 마이너스금리를 고수해온 일본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면 사실상 한국이 환율 리스크에 가장 취약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미 금리차가 사상 최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원화가 동조하는 위안화도 중국발 부동산 리스크와 경기침체 위기로 불안한 상황에서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수결손을 메꾸기 위해 외평기금을 활용하겠다고 밝힌 정부의 입장에 대해 “우리 외환시장의 대외신인도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한국의 중앙은행은 대외 변수로도 모자라 정부의 세수결손 등 재정문제까지 짊어진다고 비춰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