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분쟁 해마다 많아져

“사후확인제도 의미 있으려면 표본 늘려야”

살인까지 부르는 층간소음 이렇게 풀어라…사후확인제 실효성 높여야 [부동산360]
층간소음을 형상화한 그림으로 기사 내용과는 무관. [연합]

[헤럴드경제=이준태·서영상 기자] 이웃 간 갈등을 불러온 층간소음 분쟁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방지하거나 중재하기 위한 법적 장치가 미비하단 지적이 나온다. 이에 현행 제도 보완책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단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사후확인제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8월 아파트가 준공된 후 층간소음 성능을 평가하고자 사후확인제를 도입했다. 지난 2004년 도입한 층간소음 사전인정제도는 아파트 구조와 바닥 두께보다 바닥 자재에만 초점이 맞춰져 실질적 층간소음 차단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층간소음 성능 검사 결과 기준 미달이더라도 지방자치단체장은 시공사에 보완 시공이나 손해배상을 ‘권고’할 수 있을 뿐 강제성이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또, 현재 사후확인제도의 표본 샘플은 가구 수의 2%다. 전체 가구 수 대비 턱 없이 적다는 지적이 제기되는데, 실질적인 반영이 이뤄지기 위해선 5%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다세대주택 등 30가구 미만의 주택은 미적용되는 점도 해결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울러, 층간소음과 관련해 주택법 개정안 등 입법 논의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층간소음 관련 주택법 개정안은 계류 중인 사안이 2건 있지만 진척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 중 1건은 지난해 4월 임시회의 상정 이후 1년 5개월 동안 논의 조차 되지 않고 있다.

입법부도 법안 통과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지만 해결책을 찾기 어렵단 입장이다. 층간소음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한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층간소음과 관련해 명확하게 건축 기준을 합의한 사항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국민들이 체감할 만한 대책을 내세우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국토부 등 당국은 층간소음 해소를 위한 방안을 연구 중이다. 국토부는 최근 산·학·연·관 정책협의체를 출범하고 지난 7월27일 첫 회의를 가졌다. 회의에선 공공주택 바닥두께 상향, 시범단지 실증연구와 층간소음 사후확인제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국토안전관리원 등은 층간소음이 건물 하자로 볼 수 있을 지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한 연구 용역 발주까지 마쳤다. 국토안전관리원 관계자는 “바닥 충격음을 하자로 볼 지 여부와 바닥 마감재의 성능이 불만족 시 배상안 수립 연구, 사후 성능 보강 방안 등에 대한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등 기관이 기업에게 기술개발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주문했다. 김경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층간소음 해결책으로 “개별 요소별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전체 바닥구성(건물구조 포함)에 대한 기술접근이 필요해 보인다”며 “기술개발은 건설사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할 수 있도록 정부 등 기관에서 지원·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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