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대출중개 플랫폼에 상호금융이 속속 진출하고 있다. 1금융권인 은행이나 여신전문금융사·저축은행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대출중개 플랫폼에 오피스텔·빌라 대출의 강점을 가진 상호금융이 입점하면서 아파트 외 주택담보대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협중앙회는 곧 대출 중개플랫폼 뱅크몰에 입점한다. 그동안 뱅크몰은 복수의 단위신협의 대출상품만을 중개하고 있었는데, 이제부턴 중앙회가 직접 중개 플랫폼과 제휴를 맺고 대출 신청이 들어왔을 때 부동산 인근 조합에 상품 제공을 요청하도록 제휴를 맺었다. 신협중앙회가 직접 핀테크와 계약을 맺은 건 최초 사례다.
신협의 조합원이 아니더라도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이용자가 대출을 신청하게 되면, 뱅크몰과 중앙회가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위해 설정한 부동산 인근 신협중앙회 5곳 정도를 추려 상품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신협이 대출중개 플랫폼에 입점하는 건 대출중개 플랫폼을 통해 모집인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은행들은 각 플랫폼과 대출모집 위탁계약을 맺고 비대면 채널을 늘려왔다. 지점 수가 줄고, 소비자가 온라인 대출비교를 선호하는 현상이 짙어지는 데 따른 것이다.
은행과 달리 지점 수가 오히려 늘고 있는 신협이지만, 연말 주담대 대환대출 플랫폼까지 마련되면 온라인을 통해 대출을 신청하고 또 갈아타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늘어날 거란 전망이 깔렸다. 지역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상호금융 조차도 ‘플랫폼과의 공생’이 불가피한 것이다.
단위신협을 포함한 상호금융은 아파트 외 오피스텔이나 빌라 담보대출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전세대출에 대한 수요도 높다. 2주택자·고가주택보유 등을 이유로 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받는 차주들이 전세대출이나 추가 대출을 받기 위해 상호금융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은행보다 더 촘촘하지 않은 탓이다.
실제 상호금융권의 전세대출을 포함한 주담대 잔액은 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3월 1조8820억원이던 상호금융권의 전세자금대출 금액은 올해 3월 3조6540억원으로 94% 성장했다. 같은기간 주담대 잔액도 88조2867억원에서 114조7165억원으로 29% 늘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신협을 시작으로 상호금융의 플랫폼 진출이 활발해지면, 전세대출을 포함한 주담대 경쟁이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높은 오피스텔담보대출 같은 경우 은행은 ‘DSR 40%’ 규제에 막혀있기 때문에 보험사나 상호금융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대면 대출중개 시장 진출로 타업권과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