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이자감면액’ 52% 증가했지만…일부 카드사 여전히 1억도 안 돼[머니뭐니]
서울시 한 길거리에 카드대출 모집 안내문이 붙어있다. 홍승희 기자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금융권의 ‘공시효과’로 카드사의 이자감면액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럼에도 일부 카드사의 이자 감면액은 1억원도 채 되지 않아 소비자에게 혜택으로 돌아갔다고 보기엔 어렵다. 특히 카드론·현금서비스·리볼빙의 경우 최대 이자율이 20%에 달하는 고금리 상품이기 때문에 더 활발한 금리인하요구권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4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국내 8개 주요 카드사(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카드)의 가계대출 이자감면 총액은 46억4816만원이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30억5456만원)와 비교했을 때 52%나 증가한 금액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권에 대해 더 강화된 금리인하요구권 공시를 적용했는데, 이를 카드사 등 2금융권으로 확대하자 공시효과에 힘입어 더 많은 이자를 감면해준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연초부터 금융당국이 강조한 ‘상생금융’ 기조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채널이 늘어났고, 카드사에서 차주에게 금리인하요구권 관련 안내를 적극 운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카드사별로 편차가 심하고,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높다고 하더라도 감면액이 높지 않은 경우가 있어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혜택으로 와 닿지는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가계대출 이자감면액이 가장 많은 카드사는 삼성카드로, 이 회사는 지난 상반기에 18억9000만원(수용률 56.7%)의 이자액을 감면했다. 그 뒤로는 현대카드(9억2400만원), 롯데카드(8억2800만원), 신한카드(6억40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높은 수용률 대비 실제 감면액이 적은 카드사도 있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70.46%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을 보였지만, 실제 감면액은 1억7500만원에 불과했다. 우리카드 역시 59.01%의 수용률과 달리 실제 감면액은 5500만원에 그쳤다. 하나카드는 49.49%의 수용률로 1억2000만원을 감면했으며, 비씨카드는 수용률 17%·감면액 1300만원에 그쳤다.

카드사의 가계대출에는 이자율이 20%에 육박하는 현금서비스, 리볼빙 등도 포함돼있어 금리인하요구권의 실효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리인하 혜택이 턱없이 적다는 것이다.

실제 카드사들의 금리인하요구 수용건에 대한 개별 금리인하폭 가중평균치를 살펴보면 롯데카드가 1.48%로 가장 높았고, 현대카드가 1.13%로 그 뒤를 이었다. 나머지 카드사는 모두 0%대에 해당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금리인하요구권 공시 확대 이후)홈페이지 및 앱 등에서 메뉴 접근성을 높이고 신청절차를 간소화했다”며 “고객에게 금리인하 요구권의 취지를 적극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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