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의 금융지구에 건설 중인 빌딩의 모습 [로이터]
중국 베이징의 금융지구에 건설 중인 빌딩의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중국에서 경제 위기 신호가 짙어지고 있지만, 정작 중앙은행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범중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국시간 21일 오전 11시 20분 기준 홍콩 항셍지수는 전장 대비 0.88% 하락했고,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도 0.67% 내린 상태다.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0.29%)와 선전성분지수(+0.15%)는 흐름이 엇갈렸다.

이날 중국 증시 개장 직전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0.1%포인트 인하해 연 3.45%로 낮췄다. 5년 만기 LPR은 연 4.2%로 종전 수준을 유지했다. 1년 만기 및 5년 만기 LPR이 0.15%포인트씩 낮춰질 것이라는 전문가 예측보다는 제한적인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금리 인하 폭이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면서, 특히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으로 알려진 5년 만기 LPR이 시장 기대와 달리 동결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6월 인민은행이1년 만기 및 5년 만기 LPR 금리를 각각 0.1%포인트씩 인하했을 때도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는 실망감에 항셍지수(-1.54%)를 비롯한 범중국 증시가 하락한 바 있다.

다만 중국 경제가 부동산 시장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가 높아지는 등 지난 6월보다 악화한 상태인만큼 시장의 실망은 더 큰 모습이다. 최근 대형 부동산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7월 경제지표가 연이어 부진하게 나오자 시장에서는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싱자오펑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전략가는 “놀라운 결과다. 은행들이 (금리 인하에) 제대로 준비되어있지 않음을 보여준다”면서 “금리 인하가 향후 몇개월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루스 팡 JLL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당국이 부동산 시장 과열을 원하지 않음을 보여준다”면서 “(시장 기대와 달리) 부동산 분야에 대한 정책 통제가 여전하고 최적화될 뿐임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골드만삭스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중국지수의 주당순이익(EPS) 성장 전망치를 14%에서 11%로 하향하면서 “(위기) 전염 위험을 막기 위해 더 강력한 정책 대응이 가능해질 때까지 중국 증시는 당초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봤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도 오름세다. 지난 17일 지난해 11월 초 이후 최고 수준을 찍었던 역내위안/달러 환율은 18일 중국 당국의 개입 속에 7.3위안 아래로 내려가며 다소 진정세를 보였으나, 이날 금리 발표 이후 다시 상승 폭을 키웠다.

이날 역내위안/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0218위안 오른 7.3063위안, 역외위안/달러 환율은 0.0148위안 오른 7.3212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