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반도체기업 투자 16% 감소
삼성 25조...전년동기비 24.7%↑
위기속 이재용의 초격차 ‘승부수’
전세계 반도체 설비투자가 4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 역대 최대 규모의 설비 투자를 진행했다. 위기일수록 투자를 늘려 초격차를 더욱 벌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연구개발(R&D) 뿐만 아니라 대형 인수합병을 위한 실탄 확보에 나서고 있어 향후 투자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20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세계 10개 반도체 기업의 올해 투자 규모는 1220억달러, 한화 약 164조원으로 전년 대비 16% 감소했다.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설비투자가 전년 대비 줄어든 건 2019년 이후 처음이다. 투자 감소폭은 지난 10년 중에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불황으로 무서운 속도로 재고가 쌓였고, 지난해에 10개사의 투자 총액이 1461억달러(약 196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삼성전자는 오히려 투자를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설비 투자 규모는 25조2593억원으로 전년 동기(20조2519억원) 대비 약 24.7% 늘었다. 이중 92%를 반도체에 투자했다. 연구개발비도 13조77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2조1771억 원 보다 13.1% 증가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올 상반기에만 9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하지만 위기일수록 오히려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가지고 있는 주식 지분까지 매각하며 ‘실탄’ 확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 지분 일부를 매각해 3조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다. 올 2월에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단기 차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외법인에서도 본사로 돈을 모으고 있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 해외법인이 본사로 보낸 수익금은 21조8457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1378억원에 불과했는데, 158배나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해당 자금을 반도체 초격차를 위한 설비 투자 및 대형 인수합병(M&A)에 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여러번 굳건한 투자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지난 2월 반도체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앞서 예고했던 빅딜도 점차 가시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1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의미있는 M&A를 향후 3년 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언급한 기한이 내년 1월로 다가왔지만, 아직 이렇다 할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올 들어 여러 방면에서 투자금을 모으고 있는 만큼, 연내 대략적인 청사진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온다. 김민지 기자
jakmee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