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에서 에코프로 비싸다고 해도 귀담아 듣지 않는 이유”
개인투자자 하이리스크-하이리턴 중독…알면서도 뛰어들어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올해 2차전지와 초전도체·맥신의 테마주 형성 이후 개인의 관련주 거래 비중은 최대 9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코스피와 코스닥에서의 개인의 거래대금 비중은 70%에 미치지 못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증시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거래비중은 전체의 69%를 기록했다. 지난해(66%)보다 늘었지만 ‘동학개미운동’이 번진 2020~2021년(각 76%, 73%)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투자 주체별 비중은 코스피의 경우 개인 56%, 외국인 26%, 기관 18%였고 코스닥은 개인 81%, 외국인 14%, 기관 5%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2차전지와 초전도체, 맥신 등 테마주의 경우 사실상 ‘개인 독주장’에 가까웠다. 2차전지 대표주자인 에코프로의 최근 6개월 개인 거래비중은 82%로 코스닥 전체 개인 거래비중을 넘어섰다.
이보다 테마주 성격이 훨씬 짙은 초전도체주인 덕성과 서남, 신성델타테크의 이달 개인 거래비중은 무려 95%, 94%, 92%에 달했다. 덕성의 경우 지난 18일 하루 개인 거래비중이 99%를 넘기도 했다.
맥신주인 코닉오토메이션과 나인테크, 휴비스의 최근 3거래일 개인 거래비중은 각각 94%, 96%, 91%였다. 세 종목은 전날까지 이틀 연속 상한가를 찍었다.
외인·기관과 달리 충분한 정보나 증권가의 분석없이 움직이는 테마주에서 개인 주도 장세가 극에 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코로나19로 가계자금이 쌓인데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월급 등 고정수입외에 추가 수입원을 찾는 개인들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주가변동성이 큰 종목에 투자한 사람들이 반대의 경우보다 막대한 수익을 올린 ‘학습효과’도 작용해 개인의 테마주 투자를 부추긴 것으로 해석된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 중 지난 1년간 52주 표준편차 상위 2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302%인 반면, 하위 2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2%에 그쳤다. 크게 움직이는 종목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큰 재미를 본 셈이다.
이처럼 즉각적인 쾌감과 고자극을 추구하는 일명 ‘도파민형 투자’가 늘어나면서, 개인들이 스스로 위험인지 알면서도 뛰어드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의 시장 참여도가 늘어나면서 전형적인 하이리스크-하이리턴(High Risk-High Return)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